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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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인생이야기] 편견을 극복하는 법 (조종희)

2022-03-15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의 코미디언 시절 모습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우크라이나가 갑작스런 침공에 잘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그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가 직업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 “코미디언” 출신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비슷한 우려를 마음 속에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보다 훨씬 군사력이 강한 러시아의 침략에 당당히 맞서고 있다.  미국은 젤렌스키에게 안전한 곳으로 탈출 시켜 주겠다고 제의했지만, 젤렌스키는 나에게 필요한 것은 탈출이 아니라 탄약이라면서 단칼에 거절했다. 이를 통해 젤렌스키는 위기상황에 나라를 버리지 않는 참된 지도자로 순식간에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그리고 필자도 출신 직업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편견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는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인종이나 성별 등으로 인한 편견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이러한 편견들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의식적으로 깊이 박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편견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몇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편견의 인지

모든 사람은 인종적 편견이 있는 걸까?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 그렇다고 한다. 당신은 당신도 모르게 당신 마음 속에 들어있는 “내재적인 편견”때문에 편견을 갖기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편견에 의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당신이 한 지역에서 태어나고 오래 살게 되면 그것이 자연스럽게 당신의 “기준”이 되어 기준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본의 아니게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묵시적 편견에 대처하는 방법은 당신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 혹은 환경에 대해 잘 다룬 미디어에 자신을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이다. 2013년에 UCLA에서 행해졌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 이민자들을 다룬 영화 “조이럭 클럽” 을 보여주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동양계 미국인에 대한 공감을 향상시켰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은 편견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겠지만, 현실적인 접근은 자신이 어느 정도 편견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러한 편견을 극복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편견을 줄여 나가는 것이다. 묵시적 편견은 습관과 비슷한 것이라서, 당신이 그것에 대해 인지하게 되면 당신은 그것을 깨기 위해서 단계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당신의 편견에 도전하기

당신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편견에 도전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편견을 지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당신의 10대 아들이 당신에게 자신이 동성연애자임을 고백했다고 생각해보라. 아마도 당신은 아들의 진심어린 고백을 축하해주기 보다는 “왜 내 아들이…” 라는 생각이 들면서 상당히 불편한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아들이 필요한 것은 자신을 이해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그냥 받아들여 주는 것이다.

행동의 패턴을 바꾸는 것은 점진적이고 어려운 과정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나야” 라고 하면서 포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도전해야 한다. 당신의 편견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그리고 그것이 당신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잘 생각해 보라.  



변화를 위한 시스템 만들기

우리 대부분은 편견을 없애는 것은 도덕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경제적 가치도 존재한다. 유명한 컨설팅회사 맥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인종적 다양성이 높은 회사는 그렇지 않은 회사들에 비해 평균 35% 정도 이익을 더 많이 냈다고 한다.  경영전문 잡지 포브스의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팀은 그렇지 않은 팀보다 더 나은 경영 의사결정을 내릴 확률이 87%라고 한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로, 많은 기업들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팀들을 만들려고 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조직이 이러한 편견의 영향을 줄이는 방법은 채용 방식의 수정에서 시작된다고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의 사회학 교수 엘리자베스 허쉬는 이야기한다. 이름을 뺀 후 이력서를 리뷰하는 것은 성별 및 인종적 편견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인터뷰를 다양한 배경으로 이루어진 팀으로서 시행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 중의 한명은 인터뷰 후보자들의 다양성을 전담하여 점검할 수 있다.

이것과 비슷한 전략은 학교 및 지역 조합과 같은 다양한 조직에 사용될 수 있다. 애니타운이라 불리는 미국의 청소년 프로그램은 참가자들로 하여금 하루동안 눈을 가리고 살아가는 등의 방법으로 장애인의 삶을 직접 체험하게 한다. 그럼으로써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할 수 있다. 그리고 학교는 학생들이 속한 다양한 문화권과 연결되는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다양한 문화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제 편견이 사회 시스템에 깊이 박혀 있는 문제임을 깨닫고 있다. 이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라고 허쉬 교수는 이야기한다. 편견의 문제는 이제 일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이지만, 우리 각자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참고문헌

• How to Overcome Prejudice and Live Without Bias https://www.readersdigest.ca/health/healthy-living/how-to-battle-prejudice/

• Overcoming Prejudice https://www.goodtherapy.org/learn-about-therapy/issues/prejudice-discrimination/overcome

• The Top 10 Strategies for Reducing Prejudice https://greatergood.berkeley.edu/article/item/top_10_strategies_for_reducing_prejud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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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_조종희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만나는 지점, 특히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인류의 미래에 대해 관심이 많다. 현재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에서 마케팅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그 전에는 포드자동차, 빅토리아 시크릿과 오라클에서 근무했다. 카네기멜론대학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클라우드의 미래에 투자하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