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에 용기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관련검색어로 가장 먼저 뜨는 것이 플라스틱 용기이다. 아마도 밀폐용기를 의미하는 듯 하다. 오늘 주제는 음식을 담고 보관하는 밀폐 용기일까? 조금만 내려가보면 국어사전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용기:굳세고 씩씩한 기운. 그렇다. 오늘의 주제는 용기이다. 사전적으로는 굳세고 씩씩하게 겁내지 않는 것을 뜻한다. 그럼 무엇을 겁내지 않는 것을 용기라고 하는지 의문이 생긴다.
용기의 종류는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으나 많은 이들이 신체적 용기, 지적 용기, 도덕적 용기, 정서적 용기, 사회적 용기, 영적 용기 등을 이야기 한다. 즉, 용기의 대상은 수 없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중, 신체적 용기란 신체에 해를 입을 상황에서 겁내지 않고 마주하는 것을 의미하며, 지적 용기는 도전적인 생각에 마주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에 반문하는 등 지적 활동에 있어서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비슷하게 정서적 용기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긍정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정서도 마주할 수 있는 기개를 의미한다.
용기의 종류를 통해 정의를 살펴 보면 사전적 정의와 같이 세상의 어떤 것이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게 될지라도 이를 무릎 쓰고 마주하려는 의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어떻게 자신의 손상을 무릎 쓰고 용기를 내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용기는 왜 인간의 신성한 덕목으로 인정되고, 모든 종교에서는 용기를 내라고 이야기 할까?
Biswas-Diener는 용기를 도덕적이고 가치 있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두려움과 위험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려는 의지라고 정의한다. 즉, 사람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행동하는 이유는 선하고 가치 있는 어떤 목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선하고 가치 있는 목표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한 목표가 이 사람에게 미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긍정심리학자 Seligman은 인간의 24가지 강점에 용기를 포함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수 많은 종교에서 영적 성취를 위한 용기를 내라고 이야기 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중요한 인간의 덕목으로 여겨지는 용기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줄어드는 듯 하다. 영유아기 시기를 돌아보면 두려운 것이 많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맘껏 이야기하고, 맘껏 울고, 맘껏 웃고, 맘껏 떠들고, 맘껏 시도하고, 도전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났던 때였다. 아기는 제대로 걸음을 떼기까지 수천 번 넘어진다.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만 우리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어릴 때 걸음을 떼기까지 수천 번을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 걸음을 딛었다. 그 때 넘어질 것을 각오하고 일어나 걷고자 했던 의지가 용기였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잠깐의 좌절이나 실패에도 주저 앉아 무기력해지게 된 자신을 볼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런 점이 못 마땅해 자신의 모습을 모른척할 때도 있다. 그래서 용기가 인간의 강점으로 다루어 졌는지 모르겠다. 필요한 덕목이지만 쉽게 잊혀지고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포털사이트에서도 포장 용기에 밀리지 않았나 싶다. 이는 우리가 용기에 대해 더 이야기 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해준다. 그럼 용기는 어떻게 생기게 할 수 있을까?
용기의 메커니즘
용기에 대한 과학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그 중 용기와 관련된 뇌과학 연구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이스라엘에 있는 와이즈만 센터에서 Dudai박사팀은 용기와 관련된 재미 있는 뇌과학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자들은 실험에 참여할 참가자를 모아 뱀을 무서워하는 팀과 무서워하지 않는 팀으로 나누어 fMRI로 뇌의 활성도를 측정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참여자들은 뱀 모형과 실제 뱀이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경험을 해야 했다. 물론 실험에 사용된 실제 뱀은 독성이 없는 애완 뱀이었다.
연구 결과, 뱀을 무서워함에도 불구하고 뱀이 다가오는 것을 극복하고자 용기를 냈던 사람들에게서 특정 뇌의 부분이 활성화된 것을 발견했다. 이 부분은 슬하전두대상피질(Subgenual Anterior Cingulate Cortex)로 이마 뒤에 위치하고 있는 영역이다. 이 부분은 뱀이 다가오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과정에서 활성화 되었고, 두려움을 극복했을 때는 활동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즉,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내는 과정에 슬하전두대상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 때, 슬하전두대상피질이 활성화 됨과 동시에 두려움과 공포의 정서를 관장하는 편도체와 불안과 두려움을 높이는데 영향을 주는 측두엽의 활동도 감소한 것을 관찰했다. 이는, 전두엽이 관장하는 인지 능력이 용기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과 더불어, 인지적 활동을 통해 두려움과 불안을 줄이고 용기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이 발견만으로도 큰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인지적 노력을 통해 용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메커니즘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슬하전두대상피질은 관대함, 친절함, 공감을 보일 때 활성화 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와 런던 국제대학교의 Lockwood연구팀은 2016년에 사회적 연대와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친절하고 관대한 행위를 담당하는 뇌의 부분이 슬하전두대상피질이라는 것을 찾아냈다. 아직까지 친절함과 관대함이 용기와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상호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어떠면 우리가 두려움의 대상에 마음을 열고 관대하게 받아들일 때 용기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유추해 볼 수 있다.
두려움과 함께 머무르기
이처럼 두려움을 마주하는 용기를 내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주는 원인을 알아차리고, 열린 마음으로 두려움의 대상과 함께 머무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 두려움의 대상과 함께 머무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알아차림이다. 알아차림 명상은 현재에 두려움을 주는 대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두려움의 대상이 주는 결과가 부정적인 것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알려준다. 전체 맥락을 이해한 상태에서 두려움의 대상은 의미 있는 결과와 결합된다. 그리고 단지 천천히 호흡하면서 함께 있을 뿐이다. 현재를 알아차리고, 호흡을 관찰하고, 두려움의 대상과 원인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알아차림 명상이 뇌과학적으로 용기를 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을 설명해 줄 과학적 연구도 존재한다. Tang외 여러 연구자들은 다양한 명상이 5일의 짧은 기간만으로도 슬하전두대상피질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밝혀냈다. 즉, 용기를 높이고 관대함과 친절함, 공감이 일어날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명상만으로 활성화되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또한 일본의 기타사토 대학의 연구팀은 알아차림 명상이 슬하전두대상피질을 활성화시켜 불안과 우울감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듯 두려움이 일어날 때 두려움의 대상을 알아차리고 호흡을 알아차리며, 두려움의 대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마음이 열리고 두려움을 마주할 용기가 생기게 된다. 예전에는 신체적 손상을 가할 수 있는 야생 동물 등을 만났을 때 용기가 가장 많이 필요했겠지만, 현대 시대에는 사회적, 정서적 용기가 가장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마주할 용기도 가장 중요한 용기 중 하나일 듯싶다.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당당하게 말하는 것은 쉽지 않고 타인의 비난을 감수하는 것도 어렵다. 또한, 자신의 여러 정서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나 자신을 똑바로 마주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모자라고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나를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나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알아차림을 하면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용기는 자신을 더욱 성숙하게 이끌 것이다.
1살 무렵 넘어질 것을 각오하고 다시 일어서 걸음을 뗄 용기를 냈 듯이, 다시 외면하게 될지라도 자신을 마주하고 수용하고자 하는 용기를 내어야 한다. 그럼 알게 될 것이다. 사실은 자신이 아픈 사람도, 모자란 사람도, 부족한 사람도, 상처가 많은 사람도 아니었다는 것을. 이미 온전한 존재였다는 것을 말이다.
참고문헌
• 고려대학교 한국어 대사전
• Firestone, L. 2016. The many benefits of self-compassion. Psychology Today. Oct. 26.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compassion-matters/201610/the-many-benefits-self-compassion
• Kristin, N. 2011. Self-Compassion: the proven power of being kind to yourself. New York, NY: William Morrow:
• Mah, C. D., Mah, K. E., Kezirian, E. J., & Dement, W. C. (2011). The Effects of Sleep Extension on the Athletic Performance of Collegiate Basketball Players. Sleep, 34(7), 943–950.
• Sharon, S. 2002. Lovingkindness: the revolutionary art of happiness. Shambhala
• Schwartz, T., Gomes, J., & MaCarthy, C. 2010. Be excellent at anything: the four keys to transforming the way we work and live. New York, NY, Free Press.
필자_민희정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아동보육학과 조교수. 명상의 교육적, 심리학적 효과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 연구를 하며 교사와 상담사를 지도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용기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관련검색어로 가장 먼저 뜨는 것이 플라스틱 용기이다. 아마도 밀폐용기를 의미하는 듯 하다. 오늘 주제는 음식을 담고 보관하는 밀폐 용기일까? 조금만 내려가보면 국어사전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용기:굳세고 씩씩한 기운. 그렇다. 오늘의 주제는 용기이다. 사전적으로는 굳세고 씩씩하게 겁내지 않는 것을 뜻한다. 그럼 무엇을 겁내지 않는 것을 용기라고 하는지 의문이 생긴다.
용기의 종류는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으나 많은 이들이 신체적 용기, 지적 용기, 도덕적 용기, 정서적 용기, 사회적 용기, 영적 용기 등을 이야기 한다. 즉, 용기의 대상은 수 없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중, 신체적 용기란 신체에 해를 입을 상황에서 겁내지 않고 마주하는 것을 의미하며, 지적 용기는 도전적인 생각에 마주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에 반문하는 등 지적 활동에 있어서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비슷하게 정서적 용기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긍정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정서도 마주할 수 있는 기개를 의미한다.
용기의 종류를 통해 정의를 살펴 보면 사전적 정의와 같이 세상의 어떤 것이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게 될지라도 이를 무릎 쓰고 마주하려는 의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어떻게 자신의 손상을 무릎 쓰고 용기를 내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용기는 왜 인간의 신성한 덕목으로 인정되고, 모든 종교에서는 용기를 내라고 이야기 할까?
Biswas-Diener는 용기를 도덕적이고 가치 있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두려움과 위험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려는 의지라고 정의한다. 즉, 사람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행동하는 이유는 선하고 가치 있는 어떤 목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선하고 가치 있는 목표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한 목표가 이 사람에게 미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긍정심리학자 Seligman은 인간의 24가지 강점에 용기를 포함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수 많은 종교에서 영적 성취를 위한 용기를 내라고 이야기 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중요한 인간의 덕목으로 여겨지는 용기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줄어드는 듯 하다. 영유아기 시기를 돌아보면 두려운 것이 많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맘껏 이야기하고, 맘껏 울고, 맘껏 웃고, 맘껏 떠들고, 맘껏 시도하고, 도전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났던 때였다. 아기는 제대로 걸음을 떼기까지 수천 번 넘어진다.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만 우리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어릴 때 걸음을 떼기까지 수천 번을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 걸음을 딛었다. 그 때 넘어질 것을 각오하고 일어나 걷고자 했던 의지가 용기였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잠깐의 좌절이나 실패에도 주저 앉아 무기력해지게 된 자신을 볼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런 점이 못 마땅해 자신의 모습을 모른척할 때도 있다. 그래서 용기가 인간의 강점으로 다루어 졌는지 모르겠다. 필요한 덕목이지만 쉽게 잊혀지고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포털사이트에서도 포장 용기에 밀리지 않았나 싶다. 이는 우리가 용기에 대해 더 이야기 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해준다. 그럼 용기는 어떻게 생기게 할 수 있을까?
용기의 메커니즘
용기에 대한 과학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그 중 용기와 관련된 뇌과학 연구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이스라엘에 있는 와이즈만 센터에서 Dudai박사팀은 용기와 관련된 재미 있는 뇌과학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자들은 실험에 참여할 참가자를 모아 뱀을 무서워하는 팀과 무서워하지 않는 팀으로 나누어 fMRI로 뇌의 활성도를 측정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참여자들은 뱀 모형과 실제 뱀이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경험을 해야 했다. 물론 실험에 사용된 실제 뱀은 독성이 없는 애완 뱀이었다.
연구 결과, 뱀을 무서워함에도 불구하고 뱀이 다가오는 것을 극복하고자 용기를 냈던 사람들에게서 특정 뇌의 부분이 활성화된 것을 발견했다. 이 부분은 슬하전두대상피질(Subgenual Anterior Cingulate Cortex)로 이마 뒤에 위치하고 있는 영역이다. 이 부분은 뱀이 다가오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과정에서 활성화 되었고, 두려움을 극복했을 때는 활동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즉,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내는 과정에 슬하전두대상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 때, 슬하전두대상피질이 활성화 됨과 동시에 두려움과 공포의 정서를 관장하는 편도체와 불안과 두려움을 높이는데 영향을 주는 측두엽의 활동도 감소한 것을 관찰했다. 이는, 전두엽이 관장하는 인지 능력이 용기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과 더불어, 인지적 활동을 통해 두려움과 불안을 줄이고 용기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이 발견만으로도 큰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인지적 노력을 통해 용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메커니즘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슬하전두대상피질은 관대함, 친절함, 공감을 보일 때 활성화 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와 런던 국제대학교의 Lockwood연구팀은 2016년에 사회적 연대와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친절하고 관대한 행위를 담당하는 뇌의 부분이 슬하전두대상피질이라는 것을 찾아냈다. 아직까지 친절함과 관대함이 용기와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상호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어떠면 우리가 두려움의 대상에 마음을 열고 관대하게 받아들일 때 용기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유추해 볼 수 있다.
두려움과 함께 머무르기
이처럼 두려움을 마주하는 용기를 내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주는 원인을 알아차리고, 열린 마음으로 두려움의 대상과 함께 머무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 두려움의 대상과 함께 머무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알아차림이다. 알아차림 명상은 현재에 두려움을 주는 대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고 두려움의 대상이 주는 결과가 부정적인 것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알려준다. 전체 맥락을 이해한 상태에서 두려움의 대상은 의미 있는 결과와 결합된다. 그리고 단지 천천히 호흡하면서 함께 있을 뿐이다. 현재를 알아차리고, 호흡을 관찰하고, 두려움의 대상과 원인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알아차림 명상이 뇌과학적으로 용기를 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을 설명해 줄 과학적 연구도 존재한다. Tang외 여러 연구자들은 다양한 명상이 5일의 짧은 기간만으로도 슬하전두대상피질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밝혀냈다. 즉, 용기를 높이고 관대함과 친절함, 공감이 일어날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명상만으로 활성화되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또한 일본의 기타사토 대학의 연구팀은 알아차림 명상이 슬하전두대상피질을 활성화시켜 불안과 우울감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듯 두려움이 일어날 때 두려움의 대상을 알아차리고 호흡을 알아차리며, 두려움의 대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마음이 열리고 두려움을 마주할 용기가 생기게 된다. 예전에는 신체적 손상을 가할 수 있는 야생 동물 등을 만났을 때 용기가 가장 많이 필요했겠지만, 현대 시대에는 사회적, 정서적 용기가 가장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마주할 용기도 가장 중요한 용기 중 하나일 듯싶다.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당당하게 말하는 것은 쉽지 않고 타인의 비난을 감수하는 것도 어렵다. 또한, 자신의 여러 정서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나 자신을 똑바로 마주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모자라고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나를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나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알아차림을 하면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용기는 자신을 더욱 성숙하게 이끌 것이다.
1살 무렵 넘어질 것을 각오하고 다시 일어서 걸음을 뗄 용기를 냈 듯이, 다시 외면하게 될지라도 자신을 마주하고 수용하고자 하는 용기를 내어야 한다. 그럼 알게 될 것이다. 사실은 자신이 아픈 사람도, 모자란 사람도, 부족한 사람도, 상처가 많은 사람도 아니었다는 것을. 이미 온전한 존재였다는 것을 말이다.
참고문헌
• 고려대학교 한국어 대사전
• Firestone, L. 2016. The many benefits of self-compassion. Psychology Today. Oct. 26.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compassion-matters/201610/the-many-benefits-self-compassion
• Kristin, N. 2011. Self-Compassion: the proven power of being kind to yourself. New York, NY: William Morrow:
• Mah, C. D., Mah, K. E., Kezirian, E. J., & Dement, W. C. (2011). The Effects of Sleep Extension on the Athletic Performance of Collegiate Basketball Players. Sleep, 34(7), 943–950.
• Sharon, S. 2002. Lovingkindness: the revolutionary art of happiness. Shambhala
• Schwartz, T., Gomes, J., & MaCarthy, C. 2010. Be excellent at anything: the four keys to transforming the way we work and live. New York, NY, Free Press.
필자_민희정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아동보육학과 조교수. 명상의 교육적, 심리학적 효과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 연구를 하며 교사와 상담사를 지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