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 ‘싫다’는 의견을 잘 표시 못하는 사람이 있다. 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표현하지 못해 후회하는 사람도 있다.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자신이 이길 수 없다며 미리 포기하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처음부터 도전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사람을 만날 때에도 자신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걱정하며, 혹은 이러한 이유도 모른 체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며 힘겹게 인간 관계를 맺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홀로 괴로워하며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사람들에게 거리를 둔다.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많지 않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잘하는 것도 없다고 생각하며, 자기 자신에게 한 없이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서 타인의 평가에 이리저리 휘둘린다.
이런 경험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왜 이런 경험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리고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심리학에서는 자아존중감과 연결시켜 설명한다. 자아존중감은 자신의 가치에 대한 주관적 평가로 정의되는데, 이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Rosenberg, 1965). 예를 들면, 나는 예쁘다, 나는 자신감이 넘친다, 나 자신이 부끄럽다 등 자신에 대한 평가가 자아존중감인 것이다.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것이고, 자아존중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에 대해 무가치하다고 여길 것이다.
자아존중감이 낮으면 결국 자신의 강점이나 장점을 놓치게 만들고, 약점이나 단점에만 집중하게 하여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라고 여기게 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할 때 주장을 뚜렷이 이야기 하지 못하고 대인관계를 맺는 것이 고통이라 생각한다. 때로는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도 피하게 되고 칭찬을 해도 기분 좋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리고 조그마한 비판에도 칼에 찔린 듯 아파하며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이렇게 낮아진 자아존중감은 개인의 내적, 외적 생활에 어려움을 가져다 준다. 그리고 혼자만의 공간으로 숨어버리게 만들어 우울감과 열등감, 패배감 및 좌절감 등을 느끼게 한다.
약 160명의 중학생이 이 연구에 참여했으며 fMRI를 통해 학생들의 뇌가 촬영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게임을 시작한 중학생들은 2주 만에 타인의 관점을 받아들이고 공감하는 능력과 연관 있는 뇌의 부위가 더욱 조밀하게 연결된 것을 발견했다. 또한 몇몇의 학생들의 경우 정서를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도 활성화된 것을 찾아냈다. 왼쪽 그림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은 외계인의 행복한 표정, 슬픈 표정들을 보면서 얼마나 정확하게 정서를 공감하고 맞췄는지에 대한 정확도도 측정했는데, 이 또한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즉, 공감과 자비를 키우기 위한 비디오 게임이 중학생의 정서조절을 포함한 사회, 정서발달에 도움을 주고, 궁극적으로 행복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게 된 연구라 할 수 있다.
자아존중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아존중감이 낮아지게 만든 원인을 찾아야 한다. 자아존중감은 영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형성한 대인 관계 속에서 발달한다. 부모의 엄격하고 비판적이며 명령위주인 권위적 양육태도, 혹은 제한이 없는 지나치게 허용적 양육태도, 스트레스 상황에의 지속적 노출, 사회적 고립감의 경험, 학대의 경험 등은 개인의 자아존중감을 낮추게 한다. 예를 들어, 영아기에 스스로 젓가락을 이용해 밥을 먹으려 할 때 식탁을 어지럽힌다며 부모가 야단을 치거나 혹은 잘 못한다며 계속 먹여주거나 웃음거리로 만들 경우, 아이는 자신이 무엇인가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여긴다. 이러한 유형의 부모의 양육태도와 대인 관계 경험 등이 쌓이면 타인이 자신에게 어떤 시선을 가지는 지와 상관 없이, 스스로에게 보내는 자신의 시선은 날카롭고 매서워지며 엄격하고 가혹해진다. 그리고 자신을 비난하기 시작한다.
그럼, 이렇게 낮아진 자아존중감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우선, 자신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내가 이 이야기를 하면 친구들이 나를 안 좋아할 수 있을 거야.” 라는 마음이 들었고 이를 인식했다면, ‘두려움’이라는 한 단어로 당시의 기분을 명명할 수 있다. 이렇게 마음의 현재 상태를 인식하고 명명하는 것은 자신의 경험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즉, 한 걸음 물러서서 두려움을 바라볼 수 있게 하여 두려움이 크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두려움의 의미를 살펴본다.
이렇게 자신의 두려움을 발견하고 이것이 자신에 대한 존중감의 부족으로 느껴진다면, 다음으로 어떤 기준 때문에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지 살펴본다. 즉, 자신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위의 예를 이어서 설명하면, 자신은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기준이 있을 수도 있고, 자신의 의견은 항상 무시되었으니 이곳에서도 무시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기준이 있을 수 있다. 혹은 친구들은 기분 좋은 말만 듣고 싶어하고 친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면 그들이 나를 떠날 것이라는 판단 기준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나를 존중하지 않게 만드는 이러한 생각들을 발견했다면, 이제 그 모든 판단 기준을 내려놓으면 된다. 그리고 스스로를 다시 바라본다. 자신과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다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의견이 타인에게 반드시 수용되어야 한다거나 인정받아야 한다는 판단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이제, 이러한 자기비판적 생각과 비존중적 생각들이 단지 머릿속에서 일어났다 사라지는 현상이라는 것을 바라본다. 가지고 있는 판단 기준들, 두려움 등은 늘 그곳에 있으면서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은 아니다. 하늘에 구름이 모여 여러 모양을 형성했다가 다시 바람으로 인해 다른 모양이 되기도 하고, 흩어져 사라지기도 하는 것처럼, 마음에도 여러 생각들의 구름이 모였다 흩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잠시 일어났다 사라지는 생각을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마음 속에 왔다 감을 바라보면 자신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일었더라도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행동이 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행동을 할 때 즉각적 반응이 아닌 명상적 대응으로 보여준다. 위의 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친구들이 싫어할까봐 하지 않은 경우는 자신의 비존중적 생각에 즉각적으로 반응을 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명상적으로 위의 과정을 거친 후 다시 행동해 보면, 자신이 이야기를 해도 그것 때문에 자신을 미워할 사람은 없고, 설사 실수가 있더라도 그것이 큰 잘못이 아니며, 언제든 수정가능하고 이로써 자신에게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실패 경험보다는 이야기가 힘을 얻어 모두를 기쁘게 한 성취 경험에 더 집중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러한 명상적 대응은 위의 명상적 과정을 실천하도록 하는 중요한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명상적 대응에 기반한 행동이 실천되면 자아존중감을 높이기 위한 작은 성취가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작은 성취들이 보이면 자신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타인을 존중하고 타인과 대인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다.
이렇게 명상적 과정을 거치면 낮았던 자아존중감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출판된 한 연구에서는 기존에 출판된 명상과 자아존중감에 관련된 32편의 논문을 분석하여 명상이 자아존중감을 높여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호주의 Griffith 대학의 연구자들은 2013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알아차림 명상이 자아존중감을 높여주었음을 발견했다. 훨씬 이전인 2007년도에는 fMRI연구를 통해 알아차림 명상을 하면 자기 평가와 분석에 대한 뇌의 영역에서 낮은 활성도를, 현재를 인식하는 알아차림과 연결된 뇌의 영역에서 높은 활성도를 발견했다. 즉, 명상이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는 기제로서 작용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계속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자신의 현재 감정을 알아차리고,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판단 기준을 찾아 판단 하지 않고 비판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일어난 생각들은 곧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즉각적 반응이 아닌 명상적 대응을 하는 명상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추락했던 자아존중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지금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며, 타인의 칭찬을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의 못난 모습과 실수한 모습만을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여기에서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명상을 실행할 수 있다. 지금 느낌을 그대로 느끼고 명명해보자. 이렇게 시작하면, 명상적 대응을 통해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 Baumeister, R. F., Campbell, J. D., Krueger, J. I., & Vohs, K. D. (2003). Does high selfesteem cause better performance, interpersonal success, happiness, or healthier lifestyles? 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4, 1-44.
• Fennell, M. J. V. (2003). Depression, low self-esteem and mindfulness, Behaviour Research and Therapy. 42(9), 1053-1067.
• Pepping, C., O’Donovan, A., & Davis, P. (2013). The positive effects of mindfulness on self-esteem. The 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 8(5), 376–386.
• Randal, C., Pratt, D., and Bucci, S. (2015). Mindfulness and self-esteem: a systematic review. Mindfulness, 6(6), 1366-1378
• Rosenberg, M. (1965). Society and the adolescent self-image.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필자_민희정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아동보육학과 조교수. 명상의 교육적, 심리학적 효과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 연구를 하며 교사와 상담사를 지도하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싫다’는 의견을 잘 표시 못하는 사람이 있다. 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표현하지 못해 후회하는 사람도 있다.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자신이 이길 수 없다며 미리 포기하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처음부터 도전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사람을 만날 때에도 자신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걱정하며, 혹은 이러한 이유도 모른 체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며 힘겹게 인간 관계를 맺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홀로 괴로워하며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사람들에게 거리를 둔다.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많지 않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잘하는 것도 없다고 생각하며, 자기 자신에게 한 없이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서 타인의 평가에 이리저리 휘둘린다.
이런 경험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다. 왜 이런 경험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리고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심리학에서는 자아존중감과 연결시켜 설명한다. 자아존중감은 자신의 가치에 대한 주관적 평가로 정의되는데, 이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Rosenberg, 1965). 예를 들면, 나는 예쁘다, 나는 자신감이 넘친다, 나 자신이 부끄럽다 등 자신에 대한 평가가 자아존중감인 것이다.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것이고, 자아존중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에 대해 무가치하다고 여길 것이다.
자아존중감이 낮으면 결국 자신의 강점이나 장점을 놓치게 만들고, 약점이나 단점에만 집중하게 하여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라고 여기게 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할 때 주장을 뚜렷이 이야기 하지 못하고 대인관계를 맺는 것이 고통이라 생각한다. 때로는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도 피하게 되고 칭찬을 해도 기분 좋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리고 조그마한 비판에도 칼에 찔린 듯 아파하며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이렇게 낮아진 자아존중감은 개인의 내적, 외적 생활에 어려움을 가져다 준다. 그리고 혼자만의 공간으로 숨어버리게 만들어 우울감과 열등감, 패배감 및 좌절감 등을 느끼게 한다.
약 160명의 중학생이 이 연구에 참여했으며 fMRI를 통해 학생들의 뇌가 촬영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게임을 시작한 중학생들은 2주 만에 타인의 관점을 받아들이고 공감하는 능력과 연관 있는 뇌의 부위가 더욱 조밀하게 연결된 것을 발견했다. 또한 몇몇의 학생들의 경우 정서를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도 활성화된 것을 찾아냈다. 왼쪽 그림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은 외계인의 행복한 표정, 슬픈 표정들을 보면서 얼마나 정확하게 정서를 공감하고 맞췄는지에 대한 정확도도 측정했는데, 이 또한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즉, 공감과 자비를 키우기 위한 비디오 게임이 중학생의 정서조절을 포함한 사회, 정서발달에 도움을 주고, 궁극적으로 행복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게 된 연구라 할 수 있다.
자아존중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아존중감이 낮아지게 만든 원인을 찾아야 한다. 자아존중감은 영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형성한 대인 관계 속에서 발달한다. 부모의 엄격하고 비판적이며 명령위주인 권위적 양육태도, 혹은 제한이 없는 지나치게 허용적 양육태도, 스트레스 상황에의 지속적 노출, 사회적 고립감의 경험, 학대의 경험 등은 개인의 자아존중감을 낮추게 한다. 예를 들어, 영아기에 스스로 젓가락을 이용해 밥을 먹으려 할 때 식탁을 어지럽힌다며 부모가 야단을 치거나 혹은 잘 못한다며 계속 먹여주거나 웃음거리로 만들 경우, 아이는 자신이 무엇인가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여긴다. 이러한 유형의 부모의 양육태도와 대인 관계 경험 등이 쌓이면 타인이 자신에게 어떤 시선을 가지는 지와 상관 없이, 스스로에게 보내는 자신의 시선은 날카롭고 매서워지며 엄격하고 가혹해진다. 그리고 자신을 비난하기 시작한다.
그럼, 이렇게 낮아진 자아존중감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우선, 자신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내가 이 이야기를 하면 친구들이 나를 안 좋아할 수 있을 거야.” 라는 마음이 들었고 이를 인식했다면, ‘두려움’이라는 한 단어로 당시의 기분을 명명할 수 있다. 이렇게 마음의 현재 상태를 인식하고 명명하는 것은 자신의 경험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즉, 한 걸음 물러서서 두려움을 바라볼 수 있게 하여 두려움이 크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두려움의 의미를 살펴본다.
이렇게 자신의 두려움을 발견하고 이것이 자신에 대한 존중감의 부족으로 느껴진다면, 다음으로 어떤 기준 때문에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지 살펴본다. 즉, 자신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위의 예를 이어서 설명하면, 자신은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기준이 있을 수도 있고, 자신의 의견은 항상 무시되었으니 이곳에서도 무시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기준이 있을 수 있다. 혹은 친구들은 기분 좋은 말만 듣고 싶어하고 친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면 그들이 나를 떠날 것이라는 판단 기준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나를 존중하지 않게 만드는 이러한 생각들을 발견했다면, 이제 그 모든 판단 기준을 내려놓으면 된다. 그리고 스스로를 다시 바라본다. 자신과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다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의견이 타인에게 반드시 수용되어야 한다거나 인정받아야 한다는 판단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이제, 이러한 자기비판적 생각과 비존중적 생각들이 단지 머릿속에서 일어났다 사라지는 현상이라는 것을 바라본다. 가지고 있는 판단 기준들, 두려움 등은 늘 그곳에 있으면서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은 아니다. 하늘에 구름이 모여 여러 모양을 형성했다가 다시 바람으로 인해 다른 모양이 되기도 하고, 흩어져 사라지기도 하는 것처럼, 마음에도 여러 생각들의 구름이 모였다 흩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잠시 일어났다 사라지는 생각을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마음 속에 왔다 감을 바라보면 자신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일었더라도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행동이 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행동을 할 때 즉각적 반응이 아닌 명상적 대응으로 보여준다. 위의 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친구들이 싫어할까봐 하지 않은 경우는 자신의 비존중적 생각에 즉각적으로 반응을 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명상적으로 위의 과정을 거친 후 다시 행동해 보면, 자신이 이야기를 해도 그것 때문에 자신을 미워할 사람은 없고, 설사 실수가 있더라도 그것이 큰 잘못이 아니며, 언제든 수정가능하고 이로써 자신에게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실패 경험보다는 이야기가 힘을 얻어 모두를 기쁘게 한 성취 경험에 더 집중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러한 명상적 대응은 위의 명상적 과정을 실천하도록 하는 중요한 단계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명상적 대응에 기반한 행동이 실천되면 자아존중감을 높이기 위한 작은 성취가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작은 성취들이 보이면 자신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타인을 존중하고 타인과 대인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다.
이렇게 명상적 과정을 거치면 낮았던 자아존중감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출판된 한 연구에서는 기존에 출판된 명상과 자아존중감에 관련된 32편의 논문을 분석하여 명상이 자아존중감을 높여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호주의 Griffith 대학의 연구자들은 2013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알아차림 명상이 자아존중감을 높여주었음을 발견했다. 훨씬 이전인 2007년도에는 fMRI연구를 통해 알아차림 명상을 하면 자기 평가와 분석에 대한 뇌의 영역에서 낮은 활성도를, 현재를 인식하는 알아차림과 연결된 뇌의 영역에서 높은 활성도를 발견했다. 즉, 명상이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는 기제로서 작용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계속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자신의 현재 감정을 알아차리고,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판단 기준을 찾아 판단 하지 않고 비판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일어난 생각들은 곧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즉각적 반응이 아닌 명상적 대응을 하는 명상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추락했던 자아존중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지금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며, 타인의 칭찬을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의 못난 모습과 실수한 모습만을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여기에서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명상을 실행할 수 있다. 지금 느낌을 그대로 느끼고 명명해보자. 이렇게 시작하면, 명상적 대응을 통해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 Baumeister, R. F., Campbell, J. D., Krueger, J. I., & Vohs, K. D. (2003). Does high selfesteem cause better performance, interpersonal success, happiness, or healthier lifestyles? 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4, 1-44.
• Fennell, M. J. V. (2003). Depression, low self-esteem and mindfulness, Behaviour Research and Therapy. 42(9), 1053-1067.
• Pepping, C., O’Donovan, A., & Davis, P. (2013). The positive effects of mindfulness on self-esteem. The 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 8(5), 376–386.
• Randal, C., Pratt, D., and Bucci, S. (2015). Mindfulness and self-esteem: a systematic review. Mindfulness, 6(6), 1366-1378
• Rosenberg, M. (1965). Society and the adolescent self-image.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필자_민희정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아동보육학과 조교수. 명상의 교육적, 심리학적 효과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 연구를 하며 교사와 상담사를 지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