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지관

위클리 지관에서는 평범한 일상속에서 잠시 '멈춤'신호를 받을 수 있는 삶의 물음들을 살펴봅니다. 책, 영화, 강연, 칼럼 등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서 매주 하나의 물음을 사유합니다. 매주 수요일,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VOL.168] 마음의 겨울 ❄️

이치훈
2024-12-04
조회수 97


십이월입니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흐르는 거리 위 첫눈의 흔적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조심스레 만들고, 시린 바람이 꽁꽁 싸맨 옷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화들짝 놀라게 만드는 한 해의 끝자락입니다. 괜스레 이 맘쯤엔 고개 돌려 지나온 달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어떠한 한 해 보내셨는지요? 사진첩을 정리하듯, 지나온 열한 달의 조각들을 찬찬히 정돈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셔도 좋겠습니다.


날이 차가워질수록 겹겹이 옷들로 몸은 무거워져 갑니다. 또, 짧아진 낮의 길이와 적어진 햇빛양, 줄어든 야외 활동안 마음 안에도 겨울을 초대하곤 합니다. 따뜻한 것들로 몸과 마음을 자주 데우고 보살피시길 바랍니다.


최근 우울증을 앓는 환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작년(2023), 공식적으로 우울증을 진료받은 환자 수가 140만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5년 전과 비교해 약 37% 증가했습니다. 가벼운 우울증을 앓거나 증상이 깊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들까지 헤아리자면 우울증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을 터입니다. 흔히,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 합니다. 누구에게나 감기처럼 찾아올 수 있고 또, 관심을 갖고 적절한 대응을 한다면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감기를 앓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도 있겠지만, 일조량 감소로 체내 비타민이 줄어들면서 면역력이 약화하고, 야외 활동이 줄어들어 운동량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신체 건강이 저하되어 감기에 걸리기가 쉽습니다. 몸만 그럴까요? 겨울의 환경 변화는 감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과 수면 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감소시켜 우울감에 취약하게 합니다.


앨릭스 코브 Alex Korb (사진 출처 : Yes 24)

미국의 저명한 신경과학자이자 우울증 전문가, 국내에서 10만 부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우울할 땐 뇌 과학』의 저자인 앨릭스 코브(Alex Korb)는 일상 속에서의 작고 꾸준한 노력으로 우울증은 (일정 수준) 극복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


우울증은 뇌의 보상 시스템, 의사결정 과정, 동기부여에 영향을 주어, 점점 더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하게 만듭니다. 악순환입니다. 예를 들어, 우울감으로 인해 에너지 소진감, 비관적 사고,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사회적 관계로부터 멀어지는 행동은 고립감을 증대시키고, 결과적으로 우울증을 심화시킵니다. 앨릭스 코브는 이때, 사소한 행동조차도 버거운 이때, '아주 작은 긍정적 행동'이 뇌에 신경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우울증의 악순환을 반대로 돌릴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뇌의 주요 화학물질인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 엔도르핀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신경전달물질은 우리가 대상을 어떻게 느끼고,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좌우합니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이들 화학물질의 수준이 불균형해지기 쉬운데, 아주 간단한 행동을 통해 뇌가 이들을 유익한 방식으로 분비하게 할 수 있으며, 이는 점차 감정 상태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이러한 개념은 신경 가소성에 기반하며, 이는 뇌의 구조와 기능이 경험, 학습, 환경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는 능력입니다. 우리는 특정 행동을 꾸준히 실천함으로써, 뇌를 더 건강하고 긍정적인 상태로 ‘재훈련’할 수 있습니다. 그는 뇌 과학을 바탕으로 한 일상 속 소소한 행동 변화가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며, 작은 행동이 누적되면서 긍정적인 습관을 형성하고, 우울한 기분을 완화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우울증 극복을 위한

작은 실천 방법들


1. 신체 활동

그가 첫 번째로 꼽는 실천법은 늘 몸의 움직임입니다. 운동은 적은 양이라도 엔도르핀과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기분을 개선시키고,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는 뇌의 능력을 향상시켜,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특히 유용합니다. 간단한 산책이나 가벼운 스트레칭, 심호흡 만으로도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핵심은 강도보다도 일관성있는 반복에 있습니다.


2. 감사하기

감사하는 습관은 뇌를 재구성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감사의 정서는 세로토닌 생성을 촉진하게 되어 기분 조절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는 매일 감사한 일 세 가지를 기록할 것을 권장하는데요, 이러한 습관은 뇌가 삶의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도록 훈련시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좋은 경험을 식별하고 기억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3. 마음 챙김

마음 챙김은 우울한 사고의 악순환을 깨뜨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생각과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관찰함으로써, 부정적인 생각과 거리를 둘 수 있어 감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마음 챙김은 뇌의 회백질 밀도를 증가시켜 감정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고, (우울증 환자에게 활동이 줄어드는) 전두엽을 활성화시키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4. 좋은 수면 습관

우울증은 종종 수면 패턴을 방해하며, 불충분한 수면은 우울증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기, 자기 전 전자기기 화면 피하기, 평온한 취침 전 루틴 만들기를 실천해 보세요. 개선된 수면은 다른 긍정적인 활동에 참여하기 쉽게 만들고, 이는 우울증 극복에 크게 기여합니다.


5. 사회적 연결

작더라도 사회적 상호작용은 정신 건강에 필수적입니다. 긍정적인 사회적 상호작용 중에 분비되는 ‘유대 호르몬’ 옥시토신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개선합니다. 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렵게 느껴질 때는 친구와 짧게 대화하거나 자원봉사 같은 작은 시도부터 시작해 보세요. 소소한 사회적 상호작용이 우울증 극복에 도움을 주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연결감과 행복감을 높여줍니다.


6. 결정 내리기와 모멘텀 형성

우울증은 일상 생활 속 판단과 결정을 내리기 어렵게 만들어 쉽게 무력감에 빠지게 합니다. 작고 실천 가능한 결정부터 시작해 보세요. 작은 결정조차 전두엽을 일깨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작은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기면서 모멘텀이 형성되고, 동기부여가 개선되며, 삶을 스스로 가꾸는 만족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점점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앨릭스 코브는 "먼저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감정이 당연한 것임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 알아차림과 함께, 일상 생활 속 작은 실천과 습관화는 새로운 신경 경로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긍정적인 사고 패턴으로 전환되도록 만들고, 마음의 감기(우울증)로부터 덜 취약한 회복력 있는 몸과 마음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위 글은 2024년 11월 11일 발행된 조종희 칼럼니스트의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들"에서 발췌한 글들을 각색/편집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platonacademy.org/29/?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26070058&t=board

가장 첫 크리스마스 캐럴,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캐럴을 아시나요? 크리스마스 캐럴의 정확한 기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4세기경 기독교 시인 프루덴티우스 Prudentius (348-405)가 쓴 찬송가 Corde natus ex parentis 성부께서 뜻을 품어’ 를 첫 크리스마스 캐럴로 손꼽습니다. 예수의 신성과 탄생을 기념하는 라틴어 성가로, 초기 기독교 문학과 음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입니다. 현대의 우리에게 익숙한 크리스마스 캐럴은 19세기에 확립된 음악 형태인데요, 그 뿌리는 중세 유럽의 성가와 민간 노래 전통에서부터 발전해 왔습니다. ‘Corde natus ex parentis 성부께서 뜻을 품어’ 아래 감상하실 수 있는 링크 남깁니다.

Corde Natus Ex Parentis (Catholic Latin Chant)

캐럴(Carol)은 라틴어 "Carolare (춤추다)"에서 유래하는데요, 유럽 전통 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원을 그리며 손을 잡고 춤을 추고 노래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십이월에 들어서 벌써부터 도시의 풍경은 성탄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함께하는 이들과 기쁨의 춤과 노래를 부르며 따뜻하고 훈훈한 송년 만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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