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지관
위클리 지관에서는 평범한 일상속에서 잠시 '멈춤'신호를 받을 수 있는 삶의 물음들을 살펴봅니다. 책, 영화, 강연, 칼럼 등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서 매주 하나의 물음을 사유합니다. 매주 수요일,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VOL.165] 변화를 위한 시작, 11월의 전시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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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지관에서는 평범한 일상속에서 잠시 '멈춤'신호를 받을 수 있는 삶의 물음들을 살펴봅니다. 책, 영화, 강연, 칼럼 등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서 매주 하나의 물음을 사유합니다. 매주 수요일,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VOL.165] 변화를 위한 시작, 11월의 전시 소식
어느덧 11월의 중반입니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턴가 수능 한파라는 말도 무색해진 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어린 청춘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저마다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계절의 추가 멈춘 것만 같은 고요함 속에서도 선택과 상처와 작은 시작들로 엮인 우리의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그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듯한 11월의 전시 소식을 전합니다.
리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아니카 이의 이번 전시 제목은 불교 간화선의 참선법 화두(話頭)의 문답 방식에 영감을 받은 것입니다. 작가는 생명과 비생명, 자연과 인간, 물리적 세계와 상상의 세계 사이에 경계를 넘어 새롭게 변화하고 적응하는 진화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원형 미러 안에는 해양 유래 형광 단백질을 발현하도록 유전자 조작된 대장균이 배양되고 있습니다. 컬럼비아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연구실과 협업한 이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박테리아가 점차 색을 드러냅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생태계의 순환, 그리고 생명과 기술의 유기적인 결합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모든 존재는 생태계의 일부임을 깨닫게 함과 동시에 더욱 확장된 진화의 지평을 제시합니다.
■ 안내: 02-2014-6900
브레드 어반 테일러 초대전ㅣ 대구 달서아트센터
“불과 물질이 만나 작품으로 만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브레드 어반 테일러
그의 작품은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기 보다는, 물질 자체가 자유롭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그는 점토가 불과 만나면서 일어나는 열가소성 변화를 작업의 주요 매체로 사용합니다. 열가소성 변형은 도자 예술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균열, 압력에 의한 변형, 슬럼핑 등을 작품에 반영하며, 점토가 지닌 생명력과 그것의 무한한 가능성을 관객들에게 전달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들이 결국 자연에 의해 변형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가는 과정과도 닮아 있습니다.
불길 속에서 재탄생한 작품들은 마치 자연의 지질학적 과정에서 오랜 시간 동안 압력과 열에 의해 형성된 암석처럼 보이며, 일그러지고 뒤틀린 형태는 파괴적인 아름다움과 독창적인 생명력을 갖게 됩니다.
그의 작업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물질이 스스로 변형되는 과정을 조용히 지켜보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은 물리적인 형태의 변화뿐만 아니라, 그 형태가 끊임없이 움직이며 새롭게 창조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작가는 변화의 순간이 가장 순수한 형태의 아름다움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삶은 어떤 궤적을 그리며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을까요?
■ 안내: 053-584-8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