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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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72 #전시 #연극] 2월의 현대미술 전시와 연극 함께해요!


2월의 현대미술 전시회와 연극을 소개합니다. 현대미술계의 악동이라 불리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전시, 그리고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의 일화와 예술관을 무대로 옮긴 연극입니다.
*포스터를 클릭하시면 관련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미술 전시

《WE》 -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이 포스터에 있는 바나나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이것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념 예술 작품입니다. 30센트짜리 바나나를 덕트 테이프로 붙인 이 작품은 전시 설명서와 진품 증명서까지 갖춘 어엿한 ‘정품’입니다. 이 바나나는 국제 미술장터 아트 바젤 마이애미에서 12만 달러, 우리 돈 약 1억 4천만 원에 팔렸습니다. 문제는 전시회에서 한 관람객이 이 바나나를 떼서 먹어버렸다는 겁니다. 이 관람객은 데이비드 다투나라는 행위 예술가로 자신의 퍼포먼스 매개로 이 바나나를 택한 것이었죠. 이후 바나나는 작품 소유주와 미술관의 공조 그리고 카텔란의 자문을 통해 ‘교체’되었습니다. 또 실시간으로 온갖 패러디가 공유되면서 이 바나나는 세상에서 가장 뜨겁고 이름값 하는 바나나가 되었죠. 이 작품의 이름은 ‘코미디언’입니다.
이처럼 카텔란은 단순하고 명료한 조각, 회화, 설치 미술을 통해 예술가로서 미학의 갱신이나 계몽 기존 미술사와 사회 통념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패러디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옳다거나 고결하다는 권위적 자세가 아니라, 작품이 겨냥하는 세계에 그 자신이 있으며 부조리한 현실에 밀착하여 작업을 이어가는 자세가 도드라집니다. 따라서 그의 작품 일부는 철거되거나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작품이 많습니다. 마치 계시처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덮친 운석 〈The Ninth Hour〉, 기도하는 히틀러상 〈Him〉, 밀라노 증권거래소를 향해 중지를 치켜든 약 4.5미터 높이의 대리석 조각상 〈L.O.V.E〉, 구겐하임미술관에 설치되어 실제 사용이 가능한 18K 황금 변기 〈America〉등.
이번 전시회 《WE》를 통해서 카텔란은 '우리'라는 개념과 의미 그리고 역할을 우리(관람객)에게 되묻고 작품을 통해 대화를 끌어냅니다. 우리는 개인들을 연대라는 매듭으로 묶어 주지만, 우리에 대한 성찰과 사유를 멈출 때 그것은 결박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공동의 선에 대한 엄중한 약속도 필요하지만, 우리 자신의 부조리를 들추고 환기하는 쾌활한 정신,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열린 대화의 장도 필요합니다.
2011년 뉴욕 구겐하임 회고전 이래 최대 규모인 이번 전시는 카텔란의 등단 시기인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소개된 작품 중 38점을 선보입니다. 또한 '큐레이터 토크, 작가 연구 강연 시리즈, 이미지 쓰기 워크숍, 리딩룸 세미나'가 연계 프로그램으로 준비되어 작가의 예술세계를 다층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 기간: 2023년 1월 31일 (목) ~ 7월 16일 
■ 일시: 화~일 (매주 월요일 휴무) /  10:00~18:00
■ 장소: 리움미술관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 55길 60-16)
■ 관람료: 무료 / 예매 및 현장 발권 가능
■ 주최/주관: 리움미술관


 👬연극 
《레드(Play Red)》- 존 로건 극본, 김태훈 연출
1958년,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는 거대 주류회사 씨그램의 빌딩 안에 있는 포시즌 레스토랑의 벽화를 의뢰받습니다. 당시 포시즌 레스토랑에 작품을 건다는 것은 세계적인 명성과 상업적인 성공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전까지 행보와는 사뭇 달랐죠. 이전에는 클리퍼드 스틸, 잭슨 폴록 등의 동료와 함께 너무 보수적인 메트로폴리탄 미술품 전시에 항거하는 서한을 미술관 관장에게 보낸 적이 있을 정도로 저항 정신이 강했으니까요. 이런 로스코의 행보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우선 마크 로스코와 그의 작품을 간단히 알아보죠. 그는 "기본적인 감정들, 그러니까 비극, 황홀, 숙명 등을 표현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명료한 지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명과 벽의 색감과 밝기는 어떠해야 하고 바닥에서 15cm 이내로 그림을 걸 것, 45cm 떨어진 거리에서 바라보기를 권장'할 정도로 그림이 사람에게 작용하는 방식과 환기하는 감정 그리고 감각의 강도 등에 예민한 작가였죠. 그의 전성기 작품들은 복잡한 기교나 형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색채들이 서로 공명하며 번지는 듯한 터치, 단순한 구성이지만 밀도 높은 양감을 띈 내향적 색채감이 도드라지죠. 작품들은 몇가지 감정 어휘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근원적 감정의 한복판을 들여다보는 창문처럼 보입니다. 그것은 현실적 달관이나 종교적 초월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너무 가깝기에 느껴지는 아득함, 유한하고 나약한 생에서 저마다의 근원적 감정과 그 입김을 마주하게 하죠.
극 중 로스코와 설전을 벌이는 켄은 그의 조수입니다. 로스코를 착실히 따르던 켄은 그의 상업적인 행보에 의문을 가지게 되면서 그림, 예술, 철학, 삶에 관한 다채롭고 끈덕진 질문으로 로스코를 들쑤시기 시작하죠. 로스코는 이 굵직한 질문들에 어떤 답변을 했을까요? 2011년 한국에서 초연 이후 5번의 시즌 동안 평균 객석 점유율이 96%에 달하는 이 연극은 미술가의 입체적인 모습을 몰입도 높게 전달하며 지적 유희, 구세대와 신세대가 빚어내는 드라마, 예술과 삶에 대한 진중한 성찰까지 담아냈다고 평가받습니다. 마크 로스코 역을 맡은 유동근과 정보석의 무르익은 연기 그리고 강승호와 연준석이라는 젊은 패기도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 기간: 2023년 2월 19일까지
■ 일시: 화~금 19:30 | 토 일 14:00, 18:00 (월요일 공연 없음)
■ 관람 정보: 14세 이상 입장 / 100분 공연 / 인터미션 없음 / 관람 1시간 전까지 예매 가능
*상세 공연 정보 및 캐스팅 스케쥴은 포스터 클릭 시 이동하는 예술의 전당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위치: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자유소극장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예술의전당)
■ 가격: R석 70,000원 / S석 50,000원 / A석 40,000원
■ 출연: 마크 로스코 役 유동근, 정보석 / 켄 役 강승호, 연준석
■ 주최: (주)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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