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지관

위클리 지관에서는 평범한 일상속에서 잠시 '멈춤'신호를 받을 수 있는 삶의 물음들을 살펴봅니다. 책, 영화, 강연, 칼럼 등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서 매주 하나의 물음을 사유합니다. 매주 수요일,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Vol.41 #건강] 몰입하는 당신의 몸과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관리자
2022-06-21
조회수 531


이번 호는 몰입하는 $%name%$님을 위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아보는 콘텐츠들로 꾸렸습니다. 

 📚 『잘 쉬는 기술』 클라우디아 해먼드 (오수원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20.09)
쉬는 시간도 납득이 필요한 당신에게

"현대인은 휴식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휴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이야말로 이 책의 탄생 기반이 된 연구의 가장 중대한 결과다. 연구의 명칭은 '휴식 테스트Rest Test'다. 135개국에 살고 있는 1만8천여 명이 참여했다. (...) 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가장 중요한 점은 많은 이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고 느낀다는 그 자체다."(8쪽)
무언가에 몰입하거나 열중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한 높은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쉬는 시간을 아끼거나 거부감마저 느낍니다. 분명 잘 쉬어야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깊이 자리 잡은 불안과 초조함 때문에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죠. 저도 잘 쉬지 못하고 휴식을 마치 일처럼 생각하며 또 다른 강박에 빠져든 적이 있습니다. 하루 이상 집에 가만히 있는 괴로워하고, 어떤 초조함에 주말에도 하지 않아도 되는 외주를 받거나 끌리지 않는 취미 활동을 만들며, 모처럼 친구들이나 가족과 만나서도 상담가를 자처하며 기운을 뺄 정도였죠.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아는데도 '정말 이렇게 쉬는 것이 옳은가'하는 의심에 빠져 되려 스스로를 숨 가쁘게 만드는 휴식을 취한 겁니다. 그것은 제 일의 특성과 그 관성이 휴식에 대한 편견을 형성한 결과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만족했던 아이디어나 직관은 가수면 상태에 가까운 멍때리기와 음악 감상을 통해 떠올랐는데도요.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잡념을 떨쳐버리고 집중하라는 소리를 귀가 닳도록 듣는다. (…) 자신이 잡념을 휴식으로 생각하는 쪽에 속한다면 그 때문에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다. 밝혀진 바대로 잡념이 이루어지는 동안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아도 뇌는 여전히 유용한 일을 하는 셈이고 그것은 결국 당사자에게 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95쪽)

제가 휴식으로 인정하지 않던 행동들이 합당한 휴식이었다는 것을 이 책이 사례와 논리를 들어 변호해 주니 든든합니다. 텔레비전과 유튜브 시청, 잡생각하기, 산책하기, 멍때리기, 음악 감상, 혼자 있기, 일과 관련 없는 독서에도 스스로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으면 공허하게 느끼는 분들에게 권합니다. 문득, 오랜만의 얻은 휴가마저도 '일을 위한 몸만들기'라고 스스로를 세뇌했던 지난날들이 눈물겹네요... 남에게 변명으로 들리면 뭐, 어떻습니까? 내가 나 자신과 화해하겠다는데요. 무엇이든 열심히 해왔던 당신이 이 책을 읽으며 주말 하루라도 안심하고 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게으름이라는 거짓은 근본적으로 경계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왜곡시킨다."(285쪽)
위 책의 주요한 논지에 주요한 근거가 되는 책을 추천합니다. 프라이스는 다양한 연구사례와 사회적 논의를 들어 '게으름'에 대해 고찰합니다. 저자가 '나태함을 추구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무의식적인 '자기 착취'의 메커니즘을 인식하고, 진정 내가 몰입을 원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죠. 특히 당위적이며 주기적인 과로, 번아웃과 무력감은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몸과 의식이 보내는 경고라고 합니다. 이것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 '바라지 않는 일에서의 과도한 성취욕, 모든 분야에 전문성 갖추기, 피곤한 인간 관계 유지, 강제로 부과된 과업'을 듭니다.
"진심으로 마음이 가는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하느라 밤을 샐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열정을 따르는 것과 게으름이라는 거짓이 우리에게 그렇게 해야 한다고 설득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무리해서 과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148쪽)

 📚 『늙는다는 착각』 엘렌 랭어 (변용란 옮김, 유노북스, 2022.02)
생을 추구하고 통제하고 변화하라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려 드는 사람들에게 격렬히 반대하는 사이, 우리는 몸에 대한 통제력을 너무 쉽게 쉽사리 포기한다. 이제는 통제력을 되찾고 의식을 집중해서 우리의 몸과 우리를 둘러싼 환경,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변화를 알아차리고, 우리가 아끼는 사람들도 그처럼 똑같이 행동하도록 도와주어야 할 때다." (335쪽)
심리학자인 랭어 박사는 기존 의학에 반박하는 것으로 읽힐 수도 있지만,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을 통해 젊어질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합니다. 
1979년에 진행된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은 1959년을 재현한 은둔처에 7~80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실험입니다. 의식주와 인간관계 등 설정 가능한 모든 요소를 그 시대에 맞게 구현하여 한 마을에 집약, 노인들이 가장 젊다고 느끼던 시절로 살아가게 한 것이죠. 규칙은 두 가지였습니다. 20년 전인 1959년처럼 말하고 행동할 것. 집안일을 직접 수행할 것. 일주일 후 측정한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청력, 기억력, 악력이 향상 되었고, 체중이 평균 1.5kg 늘었으며 관절 기능마저 좋아진 것이죠. 그들을 본 사람들은 일주일 사이에 2년은 젊어진 것 같다고 말했고 실제로 신체능력이 50대 수준으로 돌아간 것을 확인했습니다.
저자는 이외에도 사회적 시계(과업)이 개인의 시계에 미치는 방법과 영향을 고찰하며 다양한 연구를 진행합니다. '플라시보 효과, 점화효과, 자기 충족적 예언' 등을 다루며 물리적 환경 변화의 중요성과 그에 따른 인간의 의식과 그 지향이 신체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책에서 말하는 '노화를 늦추기 위한 방법'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첫째, 긍정적 가능성을 토대로 더 많은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수행하기. 
둘째, 환경을 바꾸고 몸과 마음의 통제력을 되찾아 의식을 집중하기(mindfulness).
셋째, 말의 힘을 믿고 사용하는 언어 바꾸기.

저는 위 세 항목을 두 문장으로 적용해보았습니다. '우리는 노화와 퇴화를 구분해야 한다. 노화는 섭리지만, 나의 퇴화는 내 선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노화함에 따라 어떤 한계를 느끼고 씁쓸함에 취할 때, 앨랜 렝어의 다음 말을 곱씹을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은 신체가 아니다. 신체적인 한계를 믿는 사고방식이다."

 🎥 《나를 만나는 길》 마크 J. 프란시스 (출연: 틱낫한, 내레이터: 베네딕트 컴버배치 2022.05)
*포스터를 클릭하면 소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호흡하세요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오직 현재의 순간만 있지요."
-틱낫한
마음챙김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소개합니다. 틱낫한의 육성과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내레이션이 교차하는 이 다큐는 틱낫한이 프랑스에 설립한 플럼 빌리지의 목가적인 풍경과 사람들의 생활을 담대하게 담아냅니다. 감동적인 드라마, 화려한 스펙터클, 눈을 뗄 수 없는 서스펜스, 미학적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분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다큐는 분명한 영화적 체험을 통해 마음챙김의 효력을 선사합니다.
너무 피곤하면 오히려 잠이 오지 않는 경우가 있죠. 잡념이 너무 많으면 멍때리기조차 고문이 됩니다. 그럴 땐 이 다큐를 재생해 보세요. 실핏줄이 불거진 두 눈과 헛도는 귓바퀴를 식힐 수 있도록, 내 마음이 스스로 아픈 곳을 재생할 수 있도록 가만히 눈길을 건네주세요.

"과거의 후회에 얽매어 있을 때
미래의 불안에 휩쓸릴 때
언제나 스스로의 호흡으로 돌아오세요."

📺 내 몸을 위한 5분 투자, 직장인을 위한 사무실 스트레칭! - 건강의학채널 하이닥 (6분 내외)
 한 시간마다 한 번, 5분 루틴 사무실 스트레칭!
여기까지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우리 5분간 스트레칭하고 마저 읽을까요?

📺 무기력하다면 꼭 보세요! 뇌과학자의 번아웃 극복 방법!- 장동선의 궁금한 뇌 (13분 내외)
 일이 우리 몸을 지배하면 일어나는 일
번아웃 증상의 정의, 요인, 자가진단 테스트, 번아웃에 걸리면 일이 되지 않던 이유, 극복하는 방법들에 대해 여러 뇌과학 논문과 사례를 들어 일목요연하게 알려드립니다. 

📺 100세까지 건강하게 나이 드는 방법(『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참고) - 책식주의 (5분 내외)
 건강한 몸과 마음은 건강한 삶에서, 건강한 삶은 건강한 관계에서 형성된다
"건강하게 나이들고 싶은가요? 그렇다면 슈퍼푸드나 영양제, 하루의 걸음 수에 집착하지 마세요. 우리의 사회적 관계와 마음의 노력을 쏟는 것이 100세까지 장수하는 비결입니다."

 🏛️ 동의보감 - 허준 l 고전5미닛 (5분 내외)
 가장 낮은 곳의 의학
1780년 조선시대, 국가 사절단으로 중국에 가게 된 연암 박지원은 중국에서 놀라운 책 한 권을 발견하고 『열하일기』에 이렇게 적습니다. "가격이 너무 비싸 책을 사지 못하고 단지 서문만 베껴 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중국에서 25차례나 발행되었던 이 책 서문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이 책을 보급하는 것은 천하의 보배를 나눠 갖는 것이다." 바로 박지원이 중국에서 발견한 천하의 보배가 이 작품, 『동의보감』입니다.

더 나은 세상과 의미 있는 삶의 입구 
©Aron Thomas
 📰혼자의 식탁 스키야키 -이용재 음식평론가 2022.05.12
 
“밥을 잘 먹고 잠을 잘 자자, 생각을 하지 말고 생활을 하자”
브로콜리너마저의 노래 <바른생활>의 가사입니다.

밥 잘 먹고 잠 잘 자는 것이 무병장수의 비밀이라고 하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업무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이런 기본적인 일상을 즐기는 일도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기름지고 맵고 짠 배달음식만 먹다보면 어느 순간 음식이 일을 수행하기 위한 '연료'로만 느껴는 일도 많습니다. 

또 건강한 식탁 꾸리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혼자 밥을 먹는 게 익숙하지 않고 요리도 불편하며 가성비도 떨어진다고요. 이용재 음식평론가는 조리할 여력이 없지만 배달 앱에 의존하고 싶지도 않은 경우 '스키야키'를 만들어보라고 추천합니다. ‘원 팟 밀(one pot meal)’ 즉, 냄비 하나로 빠르게 조리할 수 있고 먹고 치우기도 편하며 야채와 고기까지 섭취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 一石三鳥)라는 것인데요. 조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스키야키' 한 냄비는 지친 몸과 마음을 모두 달래줄 음식이라 추천합니다. 이용재 음식평론가가 소개하는 '스키야키' 이야기와 간단한 레시피로 저녁 식사를 준비해보면 어떨까요?

🗞️함께 보면 좋은 소식
🎟 [기사] 리추얼 라이프…앱 활용해 규칙적 생활에 빠지다 -정기영, 중기이코노미, 2022.06.14
🎟 [기사] 네이버도 만들었다…대기업들이 설립한 사내 병원-김태림, 한경비즈니스,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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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맺는 말

이번 호는 몰입하는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한 잔소리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를 돌보아야 하는 이유가 담긴 시로 끝맺겠습니다. 이번 주부터 비 소식이 많습니다. 일하시는 곳에 우산을 미리 챙겨두세요. 실내 냉방 온도는 26도 정도로 맞추시고 에어컨 바람은 직접 맞기보다 위쪽을 향하게 조정해 주세요. 다음 주 수요일 아침에 건강하게 만나요!



아침저녁으로 읽을 것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 말했다

내가 필요하다고.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돌보고

걸을 때 발밑을 조심하고

한낱 떨어지는 빗방울에도

맞아 죽지 않을까 염려한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세계 명시 선집『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 ITTA,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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