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공간 탐방

언제든 좋은 책과 음악 그리고 강연 및 공연까지 인문학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합니다. 마음의 여유와 나에게 돌아가는 길을 만나보세요.

빛에 의미를 담다. 닻

빛이 저장되고 표현되는 모든 과정을 체험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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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프레스에서 만나는 도서들은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빛으로 그려지는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 Datz

닻(Datz)는 닻프레스(Datz Press)와 다크룸(D'Ark Room) 그리고 닻미술관, 세가지의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다.

닻미술관은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진새골길 184에 위치해 있다.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호흡하면서 내면적인 성찰이 이루어지는 유기적인 공간이다. 예술적 체험을 통해 개인의 상상력, 감성, 직관을 회복하고 참된 아름다움에 눈 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치유의 공간이다.

닻프레스(Datz Press)와 다크룸(D'Ark Room)은 서울특별시 광진구 구의3동 아차산로 471에 위치해 있다. 사진작가, 디자이너 및 북메이커와 함께 사진 중심의 책을 만들어 출판하고 전시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우리가 물리적, 정신적으로 변화하는 여정을 그리듯, 닻프레스는 빛에 사진이 저장되고 글로써 표현되어 우리의 삶에 경계에 맞닿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시각을 넘어 촉각, 청각 등 감각의 경계선 위에서 출판예술과 전시, 미술교육을 체험할 수 있다.

오늘은 서울에 있는 닻프레스(Datz Press)와 다크룸(D'Ark Room)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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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만드는 공간 내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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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만드는 공간



흑백의 선율이 가득찬 책공간 - 닻프레스와 다크룸

닻프레스에 들어서면 기획, 디자인, 제작, 촬영 등의 공간이 구분되면서 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이 한 번에 이루어지는 부분과 전체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보통 ‘책’이라면 어떤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만족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책의 의미는 조금 더 섬세하고 깊다. '닻'에서의 책이란 물질적인 기획과 예술적인 내용으로 경험하는 매체이다. 작가들의 감각적인 스토리를 체험하는 “스페셜 콜렉션”에 의미를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닻프레스는 작가가 전하려는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종이의 질감에서 책을 엮는 과정까지 ‘어떤 나라, 어떤 시대’의 전통 방법으로 수공예적인 부분을 활용하여 이야기의 본질 그대로를 표현하려고 한다.

소량제작(Print On Demand)을 위한 책제작 시스템을 갖춘 북 메이킹 스튜디오에서 숙련된 북메이커 분들이 직접 손으로 한땀 한땀 책들을 만들고 있다. 그 과정 중 하나로 사진작품을 위한 최적의 프린팅을 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여 제목이 들어갈 부분에 활자 크기와 간격을 맞추어 가장 어울리는 칼라 시트를 선별한다. 하나 하나 정성을 다한 수공예라 소량이지만 그만큼 특별하게 제작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잉크를 가지고 소재를 만들어 깊은 톤의 색감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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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스템핑된 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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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된 책이 전시되어 있다.



시각의 아우라 - 스토리 메이커 '닻'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면 전문적인 사진 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재가 있다. 서재에는 주상연 디렉터가 20년` 동안 모은 사진집들 중에 국내에서 보기 힘든 특별한 책들로 가득하다. 독특한 서재의 모양도 책이 펼쳐진 모양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은 예약제나 회원제로 아카이브룸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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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이브룸으로 공유되는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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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다 코너의 Constellations



전시된 책들은 보통의 책이면서 동시에 도서관이나 전문가의 공간에 어울리는 특별한 만듦새를 볼 수 있다. 검은 상자 안에 책을 피면 작품에 맞게 각 종이의 질감과 두께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장 한장에서 전해지는 작품 특징을 손끝에서 느낄수 있었다.

상자 안 책이 있던 자리에 또 하나의 비밀스러운 책이 있다. 사진집과 함께 구성된 텍스트북은 린다의 작업을 곁에서 오랫동안 지켜본 동료 예술가, 제자, 친구들이 린다의 삶과 작업에 헌정하는 글들이 실려있다. 작가와 같은 시공간을 살아가는 그들의 따뜻한 사랑과 존경이 담긴 글들은 이미지가 가진 보편성을 넘어 한 예술가의 삶을 둘러싼 고유하고 아름다운 별자리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작품과 함께 작업했던 '깃털'을 볼 수 있다. 책이라고 하기에 특별하고 다양한 감각으로 전해지는 작가의 깊은 메세지를 음미할 수 있다.

사진가 린다 코너는 인류의 원형적 삶이 남아있는 이국땅의 영적 장소를 탐험하며, 현재의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삶과 연결된 지점을 찾아간다. 오래된 인류 문명이 담긴 암각화와 밤하늘의 별자리, 숭고한 자연의 풍경이 함께 어우러진 이 땅에서 시간을 초월한 이미지의 언어가 서로 연결되었음을 발견한다. 보이지 않는 저 세계의 문 앞에서 수집된 빛의 그림들은 마치 별자리처럼 이어져 있는데, 이는 하늘과 땅, 성(聖)과 속(俗), 시공을 초월한 인간과 우주, 신과 미지의 영역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에는 릭 천문대와의 협업을 통해 나온 유리판 이미지와 초기의 콜라주 작품, 소프트 포커스 이미지 등 린다 코너의 50년의 넓은 작업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주요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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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연 작가의 '지고 맻다'



빛이 들려주는 공간 - 다크룸

1층 로비 외부에 쇼윈도를 통해 응집되면서도 따뜻한 공간이 가깝게 다가온다. 다크룸은 오고 가는 관람객을 자연스럽게 초대하는 전시공간이면서 카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차와 함께 선별된 아티스트 북과 예술서적이 전시된 공간이다.

전시된 작품을 보며 물체가 계절이 변하고 빛이 바뀌었을 때,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에 찰나의 부분을 잡아 들여다보면 보지 못했던 어떤 것들이 올라오는 경험을 한다. 책을 피는 순간이 시작이 아닌 처음과 끝이 없는, 어디를 펼쳐도 다시 시작되는 우주 공간 같은 흐름을 가진 사진책에서 영감을 주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사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빛이라고 생각한다.'닻'은 빛과 시간이란 오랜 연구를 하면서 우리에게 과정이라는 공간을 선물하고 있다. 빛의 메세지를 언어와 그 언어의 감각 경계에서 넘나드는 시각언어, 즉 사진이 낱장으로 하나하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단어가 문장에 꼬이고 엮어져 하나의 세계관을 들려주고 있다.

빛이 담긴 책 또한 각각의 세계관을 담고 우리에게 아낌없이 그들의 세상을 나누고 있다. 그 많은 책들 속에서 우리는 하나의 책을 집어들며 소통하고 있다. 나눔과 소통, 만지고 보면서 느끼는 현실에 존재로써의 매개체인 책은 이시대의 삶을 경험하는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빛은 항상 우리를 비추어주고 있다. 책은 우리에게 매개체가 되어 나눔과 소통을 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순환한다. 생명이면서 또는 생명이 아닌 사물들에 대한 시간성과 연계성 그리고 그것들이 존재하고 있을때,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그 세월을 찰나의 셔터음에서 전해 들을 수 있다. 은 항상 우리를 비추어주고 있다.

'닻프레스'의 공간에서 자연과 그 본질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일상에 대한 경외감이다. 찰나에서 표현되는 이야기를 통해 공간을 타고 이어지는 시간에서 '지금'이라는 일상의 위대함을 바라보게 된다.


·주소 : 닻프레스 : 서울특별시 광진구 구의3동 아차산로 471, 닻미술관 :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진새골길 18

·운영시간 : 화-토 10:00~18:00 

·휴무일 : 월요일, 일요일, 법정 공휴일

·음반 및 도서 : 시각예술 도서와 굳즈, 책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작품 전시를 관람.

·인문 프로그램 : DATZ워크숍 프로그램은 창작과 도서출판, 멤버쉽은 미술관, 전시회, 파티 등을 이용

·연락처 : 닻프레스 02-447-2581/ 닻미술관 070-4760-1789 

·시설 : 닻프레스는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한 좋은 책을 만들고, 경기도 광주에 있는 닻미술관을 함께 운영하고 미술관 전시와 연계하여 아티스트 인터뷰 매거진 ‘깃’을 매년 발간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 https://datzpress.com

SNS : https://www.instagram.com/datzpress/

, https://www.facebook.com/datzpresspage

·개점일 : 2016. 9


필자_이서련 큐레이터

내용 update 확인: 2021.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