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공간 탐방

언제든 좋은 책과 음악 그리고 강연 및 공연까지 인문학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합니다. 마음의 여유와 나에게 돌아가는 길을 만나보세요.

신묘한 나만의 아지트, 페잇퍼


- 개인주택을 개조한 연희동 만화&그림책 카페


페잇퍼는 신묘한 곳이다.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고 가야 하는 곳. 주차가 되지 않는 곳. 그날의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혼자 문을 열어야 하는 곳. 내가 사용할 시간을 직접 충전하고 이용하는 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이어지는 곳. 일부러 모임을 등록해서 나의 귀찮음을 극복하고 찾아 오는 곳.


페잇퍼는 새로운 만화 카페의 붐을 일으켰던 [즐거운작당]과 그림책 카페 [달달한작당]을 운영하던 김민정 대표가 두 공간을 합쳐서 만든, ‘그림이 있는 책’들의 멀티플렉스 공간이다. 개인적으로는 [달달한작당]의 팬이었다. 조용하고, 따뜻한 공간, 김민정 대표의 큐레이팅을 거친 그림책은 삶에 지친 나에게 조용한 위로를 주었더랬다. 페잇퍼는 만화책이 중심이던 [즐거운작당]의 유쾌함과 그림책 카페 [달달한작당]의 따뜻함이 묘하게 융합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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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잇퍼의 외관. 홍대나 대흥역 등에서 버스를 타고 연희3거리에서 내린 뒤에
조금 걷다가 GS 편의점을 돌아 골목으로 들어서면 페잇퍼 건물이 보인다.


 

페잇퍼 월드에 입장하는 방법

페잇퍼에 들어가려면 먼저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내 핸드폰 번호와 비밀번호로 가입한다) 그리고 그날의 비밀번호를 확인하여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처음 문을 열고 들어가면 햇빛이 창문을 뚫고 오묘한 빛깔로 반짝이는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입구를 지나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내 아이디를 체크인하고, 음료를 주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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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신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화살표를 따라 입구로 들어가 보자.


 

▲ 페잇퍼에 들어가는 방법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았다.


나만의 아지트

이용시간 충전을 하고 나면 자유롭게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다. 건물은 두 동으로, 그림책이 있는 B동은 3개 층, 만화책이 있는 A동은 2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페잇퍼는 40년 된 개인주택을 개조하여 만든 공간이라 책장과 공간이 구비구비 이어지는 느낌이다. 구석구석 책꽂이 빼곡히 이름만 봐도 재미가 뚝뚝 떨어지는 책들이 가득히 꽂혀 있다. 책을 뽑아 들고 나만의 좌석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재미있는 책장을 넘기다 보면 더 바랄 게 없다는 만족감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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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와 좋아하는 책을 들고 앉으니 나만의 비밀 아지트에 온 느낌이다.



‘80세 마리코’라는 만화책을 꺼내 펼쳤다. 80세 할머니의 일탈과 모험을 다룬 책이다. 큭큭 웃다가도 갑자기 뭉클 눈시울이 무거워진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안에 조용하고, 따뜻한 에너지가 차 오른다. 나의 세상을 잠깐 멈추고, 책 속의 세상에서 나를 바라본다. 나, 잘 살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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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로우, 잘 지내고 있니?



신비한 책세상으로 공간 이동을

페잇퍼에서 좋아하는 책들을 읽다 보니, 분주했던 마음이 가라앉고 편안해 지는 느낌이다. 사람들이 페잇퍼를 열심히 찾아오는 이유도 이런 것일까. 그러고 보니, 페잇퍼에 오는 사람들은 왠지 따뜻한 사람일 것 같다.

페잇퍼에는 또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게이트들이 수만 개가 존재하는 듯하다. ‘그림’이 많은 책을 통해 조금은 가볍게 공간 이동을 해 보는 건 어떨까. 내 세상이 조금은 버거울 때, 내 세상을 살아 갈 에너지 바퀴가 덜컥거릴 때 잠시 페잇퍼에서 여행을 떠나 보자. 오늘도 수고한 나를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고 싶을 때, 연희동 북카페 페잇퍼에 가보자. 신묘한 에너지를 충전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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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하고 새로운 느낌의 인테리어가 마음을 편하게 한다.



<페잇퍼 이용팁>

1. 페잇퍼의 커뮤니티 활동 : 매월 새로운 커뮤니티 가입자를 모집하는데, 필자는 [이래봬도 글쓰기] 커뮤니티 활동을 10월 한 달간 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모르는 사람에게 받는 의외의 위로가 적지 않은 힘이 되었다. 소규모의 커뮤니티 멤버들과 매일 주어진 주제에 대한 글을 써서 올리는 어려운(!) 미션을 함께 하다 보니, 우리 모두 페잇퍼 프렌즈, 친구들이 되어 있었다.


2. 페잇퍼에서 책 추천 받는 방법 :
- 랜덤 뽑기 : 체크인 카운터 옆에 그 달의 추천 책 ‘공’을 뽑을 수 있다. (1회 2,000원)
- 내 사연에 맞는 책 추천받기 : 홈페이지에 내 이야기를 올려서 책을 추천받는다.
- 페잇퍼 프렌즈 추천 책, 베스트셀러 코너와 추천 완결작 코너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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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뽑기로 오늘 나를 위한 운명의 책을 만나볼까?


 

■ 함께 둘러보면 좋을 곳
매뉴팩트커피(카페) <포포브레드(비건빵집)>, 피터팬베이커리(빵집), <폴앤폴리나 (빵집)> 등 다수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5안길 32-7 1층

운영시간 : 수-월 13:00~22:00  (코로나19로 단축운영 중일 수 있음)

휴무일 : 화요일 (별도 예약 혹은 페잇퍼 워크샵 시간만 오픈)

도서, 메뉴 종류 : 도서, 메뉴 종류 : 만화책/그림책 4만여권, 2시간에 6,000원 (음료 별도)

연락처 : 카톡 ‘페잇퍼’ 채널로 문의사항을 받음 (전화는 사용하지 않음)

주요 인문 프로그램 : [이래봬도 글쓰기], [일상낙서 프로젝트] 등의 워크샵이 사전 신청을 통해 운영됨 (홈페이지 확인 필요)

시설 : 와이파이 유, 좌석 약 40석

웹사이트 : http://paperr.kr/, https://www.instagram.com/paperr.bookshop/

개점일 : 2019년 11월 11일


필자_이현정

내용 update 확인: 2020.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