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공간 탐방

언제든 좋은 책과 음악 그리고 강연 및 공연까지 인문학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합니다. 마음의 여유와 나에게 돌아가는 길을 만나보세요.

방배동 속 커다란 프랑스 책방, 개러지레옹스


▲ 개러지레옹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핸드헬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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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러지레옹스 정문


빼곡하게 늘어선 가게들 사이에 파란 대문이 눈에 띈다. 이 문은 개러지레옹스로 들어서는 첫 단계이다. 지하로 이어져 있는 계단들을 성큼성큼 한발씩 내디딜 때마다 귀여운 포스터들이 반겨준다. 또 다른 ‘OPEN’ 푯말이 걸린 두 번째 문을 열면, 드디어 책방 내부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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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록달록한 책장 및 탁자



어디서도 본적 없는 책장

들어서자마자 눈길이 가는 곳은 책장이다. 귀여운 꼬마전구가 책들을 환하게 비추고 있다. 책들은 역사, 철학, 고전, 과학 등 총 16개의 장르로 구분된다. 프랑스 책방인 만큼 프랑스 서적이 2000권, 국내 서적이 약 500권을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 서적은 모든 장르에 배치되어 있으므로 불어에 능숙한 독자들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프랑스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은 ‘그래픽 노블’ 코너에서 그림을 통해 프랑스 작가들이 가진 색다른 창의력을 느낄 수 있다. 국내 독립 출판물은 둥근 책장에 있다. ‘따로 또 같이’, ‘살면서 리스트’,‘카페 바이올렛’,‘북쪽 호텔’ 등 진솔한 이야기를 건네는 책들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개러지레옹스에서 찾은 책이 인터넷에서 아무런 정보도 안 나올 때, ‘레어템(희귀한 제품)’을 찾은 것처럼 짜릿했다. 대형 서점이나 SNS에서 조차 찾기 힘든 책들을 보면서 희소성을 추구하는 이 책방만의 매력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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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메뉴판 및 독서 공간



독서 시간에 쌉싸름한 커피 한잔

개러지레옹스는 작은 카페를 운영한다. 커피는 4000~4500원이며 차(Tea) 및 에이드는 5500~6000원이었다. 커피는 일반 카페와 비슷한 가격이었으나 그 외 음료는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콜드블루를 주문하여 시음해보았다. 막 구운 원두를 갈아 넣은 것처럼 커피향이 진하게 다가왔다. 일반 카페에서 파는 커피만큼 풍미가 좋았다.


커피와 함께 독서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독서 공간은 푹신한 침대 혹은 등받이 의자로 되어있다. 침대가 있는 곳은 벌러덩 누워서 만화책을 읽고 싶은 분위기다. 반면에, 등받이 의자로 구성된 공간은 혼자서 고즈넉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지하실에서 시작하는 복합문화공간

“공간구성 괜찮나요?” 개러지레옹스에 들어왔을 때 사장님이 조심스럽게 여쭤보셨다.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계속 인테리어를 바꾸는 중이라고 한다. 사장님의 고민 속에 책방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한적한 시간이어서 사장님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개러지레옹스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인데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개러지(Garage)는 차고를 뜻해요. 차고에서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창업했고, 밴드들이 음악을 실험했듯이, 차고는 다양한 도전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잖아요. 그런 모험이 이루어지는 곳이 되길 바라며 ‘개러지’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뒤에 레옹스는 저의 프랑스 이름으로 ‘철학가’라는 뜻이에요. 레옹스는 큰 의미보다 운율을 맞추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요즘 다양한 테마의 독립서점들이 생기고 있어요. 그 중 특별히 프랑스 책방을 운영하신 이유가 있나요?
“이 책방은 저와 제 친구가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저희 둘 다 프랑스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거든요. 그리고 이 근처 서래마을에 프랑스 마을이 있어요. 저희처럼 프랑스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나, 프랑스인들에게 한국과 프랑스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프랑스 책방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개러지레옹스는 독특한 책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여기서 사장님이 추천하시는 책 혹은 손님들이 주로 찾는 책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추천하는 책은 ‘Les Monsieur Madame’라는 제목의 만화책입니다. 어렸을 때 자주 읽었던 책이어서 향수가 담겨있고, 프랑스어가 부족한 분들도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추천드려요. 그리고 손님들이 주로 찾는 책은 특성마다 달라요. 프랑스 손님들은 가정이 있는 분들이 주로 방문하기 때문에 육아 관련 책을 많이 찾아요. 그리고 국내 손님들은 프랑스 어학 책을 많이 구매합니다.”


-개러지레옹스에서 진행하는 특별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개러지레옹스는 복합문화공간을 추구하고 있어요. 여기가 공간이 엄청 넓잖아요. 그래서 이 공간을 되도록 다양하게 활용하려고 노력해요. 낭독회, 작가와의 만남, 밴드 공연, 직업소개 강의, 전시회 등 활동을 비정규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주변 지역과 연계해서 활동해왔습니다.”


-지역 연계 활동은 저에게 조금 생소한데요. 어떤 식으로 진행하셨나요?
“저희만의 활동으로 ‘뮤-탈피’ 서적을 직접 발행했어요. 이건 방배동 카페 마을에 있는 사장님 8분과 인터뷰한 걸 모은 책자에요. 방배동 지역 상권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어요.”


짧은 담소였지만 사장님께서 열의를 가득 담아 답변해주셨다. 사장님은 개러지레옹스의 역할로 ‘다리’를 자주 언급했다. 사장님의 말씀대로 개러지레옹스는 지역을 잇고 문화를 연결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개러지레옹스를 매개로 색다른 독서와 더불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 함께 둘러보면 좋을 곳
방배동 카페 골목


주소 :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170 지하1층

운영시간 : 화-금 12:00 - 21:00 주말 13:00 - 21:00 

휴무일 : 월요일

연락처: 070-4151-1110 

시설 : 와이파이. 약 26좌석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garageleonce

개관일 : 2019.02


필자_김민정

내용 update 확인: 2020.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