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소식

행복공장과 함께했던 플라톤아카데미 북캠프 후기 (11.9~10)

연말이 다가오면 생각이 참 많아지죠. 올 한 해 잘 살아왔는지, 나이만 한 살 더 늘어나는 건 아닌지 하며, 미처 이루지 못한 목표와 내년에 대한 계획으로 갈팡질팡하면서 말입니다. 일찌감치 새 다이어리를 준비하듯 책 한 권을 갖고 자신을 돌아보며 사색의 시간을 가졌던 지난 11월 행복공장의 북캠프 행사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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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평의 독방이지만 화장실과 세면대까지 갖춰 편안했던 1박2일의 감옥 내부


“사놓고 보지 않는 이 어려운 책을 완독하기 위해서!”
“솔직히 책을 많이 읽지 않는데... 책 읽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
또 “좋아하는 만화책을 다시 읽기 위해” 가져오셨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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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다른 곳에서 홍천으로 모인 체험자분들의 자기소개 시간


책의 장르만큼이나 다양한 분들이 모여 허심탄회하게 가졌던 책(자기) 소개의 시간. ‘책’의 힘이라는 게 그런 걸까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처음 본 이들의 낯섦이 어느 순간 해제되어 취향을 공유하는 친구처럼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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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부터 북토크를 이끌어 주셨던 전병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센터장님


행복공장과 함께 한 이번 북캠프의 진행은 특별히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전병근 센터장님이 맡아 주셨습니다. 늦은 새벽까지 마음이 평온해지는 차 한잔을 내려 마시며 함께했던 뒤풀이에서는, 디지털 시대 전자책과 종이책의 정책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을 묻기도 하시고, 살아가는 데 있어 궁금하기 마련인 ‘삶’에 대한 담론을 진지하게 대화로 이끌어 주시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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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우고 싶은 마음을 문장으로 적어 소각했던 작은 캠프파이어


가져온 책을 자유롭게 원하는 만큼 읽은 후 밤이 찾아왔을 때 마당에 작은 모닥불을 피워서 모였습니다. 각자 올해가 가기 전에 버리고 싶은 마음의 문장을 적어 읽고는 태우는 낭송과 비움의 시간을 가졌는데요. 새해에는 꼭 서점에서 고른 작가의 책만이 아닌 온전한 ‘나를 위한 이야기’도 집필할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이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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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험이 끝나고 선물받은 대봉을 들고 함께 촬영한 기념사진


그래서 1박 2일 홍천에서의 북캠프가 흥미로웠냐고요? ‘내 안의 감옥’이라는 독서 프로그램 환경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실 것 같지만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제합니다. 다만, 책 좋아하는 사람들만 모일 것 같은 오해는 풀렸고, 일 년 동안 쌓아두었던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긴장이 건강함으로 바뀌었다는 장담은 해드립니다.

끝으로, 플라톤아카데미와 처음으로 함께했던 북캠프 소감문을 공유합니다.

∎ 김** 이 방을 찾았던 이들이 적어둔 이야기를 읽으며 한 편의 멋진 책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책은 우리에게 그렇게 늘 가까이 다양하게 머물렀던 걸까? 가을과 함께 계절의 충만한 에너지를 듬뿍 담아간다.

∎ 권**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본 지가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조용한 환경에서 혼자 있으니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혼자만의 시간을 조금 더 깊게 내면을 들여다보는 힘을 주는 것 같다.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지만 모처럼 내 안의 그 무엇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참 좋았다. 딱히 정지되고 매듭이 지어진 것은 없지만 가끔 혼자만의 조용한 사색을 통해서 지금 내가 어디를 가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만으로 이번 행복공장의 1박 2일은 의미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 이** 내 인생에서 만난 최고의 책들 몇 권을 다시 읽어 보고 싶었다. 여러 번 생각 속의 바람을 이곳 행복공장에 오면서 현실이 되었다! 가지고 온 책들의 대부분은 불교의 진리와 절대의 세계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손때 묻은 책장을 넘기며 그전에 미처 몰랐던 것이 떠오른다. 내 욕망의 탐심으로 힘든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무언가를 싫어하는, 밀어내는 진심 즉 두려움이 나를 이끌어 왔다는 자각이 일었다! 어릴 적 내가 불편해하고 밀어내려던 상황들과 그 순간의 어린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편지를 쓰고 모닥불 속에 넣었다. 나의 지난 삶과 책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모든 인연이 함께 할 수 있게 준비해 주신 행복공장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창밖의 단풍은 점점 더 익어갑니다!

∎ 최** 책과 함께 한 1박 2일의 독방체험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가을 산책길이 참 좋고 침묵의 1분을 갖고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고구마 맛있었고, 작은 캠프파이어도 행복했고, 저녁 숙소동 1층 차담 시간과 독방에서의 사색 최고였습니다. 이런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방에 들어와 공간 배치를 한 뒤 가만히 앉아 창밖을 보았다. 푸르고 붉은 식물들을 보며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떠올랐다. 그렇구나! 무언가를 자세히 오래 보지 못했구나. 이 세상과 자연, 사람들에 대하여 그리고 나 스스로 ….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난 뒤 ‘요가 수트라’를 펼쳤고 몇 구절 읽고 요가 동작을 하고 다시 읽고 동작을 하고…. 물론 책에는 동작에 대한 설명이 없다. 다만 마음가짐과 철학적 사유방식이 나와 있을 뿐이었다. 다시금 확인 할 수 있었다. 나의 공부 방식을…. 그저 읽는 것으로써는 만족할 수 없고, 실천하며 몸을 통해 마음을 닦는다는 것을…. 그래서 더디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나 스스로에 대해 느리다고 자책하지 말라고 스스로 위안하고 다독였다. 저녁 모임에 나가지 않고 계속 방에 있었다. 그냥 혼자의 시간이 좋았다. 그동안 연결을 끊는 것이 도리어 깊은 연결을 가능케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몸도 마음도 비워지고 채워지며 회복되는 시간이었다. 돌아보니 너무 많은 것들을 하고 있었다. 그중에 필요한 것들, 나와 주변 세상을 위해 좋은 것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과 애매한 것들이 있었다. 요가와 명상을 하며 그것들을 하나 둘 정리할 수 있었다. 처음 OT에서 말한 정리와 치유…. 정리를 하니 저절로 치유가 일어났다. 복잡하고 얽히고설킨 일과 인연들은 하나둘 정리해 가면서 더 깊은 치유로 삶의 성찰과 깨달음으로 나아가야겠다. 이 시간이 참 좋았고, 자꾸 생각날 것 같다. 내 공간과 삶의 영역에서 이러한 시간과 공간을 더 늘려야겠다. 그리고 그 감을 잊을 때마다 이곳을 찾아야겠다. 이곳이 절은 아니지만, 절이 갖추지 못한 그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다. 길을 잃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행복공장과 플라톤아카데미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 김**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11월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로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참 기쁘고, 감사합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단풍과 낙엽이 아름다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독방에 갇혀서 맛있는 것만 먹고 싶다.’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현실화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강제하지 않고 자기만의 명상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시는 스태프분들의 태도가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그 속에서 오히려 더 자유를 느끼고, 충만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책은 많이 못 읽고, 대신 뜨개질을 많이 떠가네요. 실을 하나하나 엮으면서 시간이나 생각을 엮고 있다고 느꼈는데 사회에서(?) 엮을 때랑은 또 다른 철학이 저에게 다가온 것 같아요. 차분해지고 고요해집니다. 오늘 아침에 창밖을 보면서 겨울에 눈 올 때 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12월부터 있을 ‘통일공감캠프’에 올까 진지하게 고민 중입니다. (너무 좋아서 친구들도 데려오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p.s. 채식 음식 너무 맛있었어요! 고기 없어서 좋아요!

∎ 김** 먹이는 간소하게, 일정은 단순하게, 이야기는 풍부하게. 철학자가 되어 보이지 않는 것들과 죽음, 메멘토 모리에 대해 이야기 나눈 강원도 홍천에서의 하룻밤. 도시로 돌아가면 사업가 모드로 하나하나 실체적으로 구현하며 살겠습니다. 해피 토리와 함께했던 가을 산책, 좋은 기억으로 데려갑니다.

∎ 조** 낙엽마저 모두 떨어진 가을 끝자락 홍천에 둥지처럼 자리 잡고 있는 행복공장의 1박 2일. 시작 전부터 설렘이었다. 책 한 권을 들고 2주 넘게 출퇴근길에 들고만 다니고 있었는데, 이번이 다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마음에 들고 다니는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는 일에 빠지면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몰입’ ‘산만’하게 지내는 것이 내 생활의 패턴이다. 매일매일 하는 명상도 요가도 몰입과 산만함의 한 부분이 되어가고 피로와 짜증이 늘어나고 있을 무렵, 무엇인가 잘못된 것을 직감했다. 자유시간이 필요했다. 멈추고, 비우고,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무렵 이곳 행복공장 북캠프에 대한 소식을 들었고, ‘선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함께 오신 분들의 첫 인사말을 듣고 ‘오! 다양한데, 어딘가 모르게 나랑 닮았다.’라는 인상을 받으니 이 자리가 한층 더 안전하게 느껴졌다. 6시간 동안 작은방, 책 한 권. 목표는 다 읽기였는데, 천천히 새겨가며 정리하며, 마음껏 천천히 즐기며 읽었다. 작은 구멍으로 들어온 식사. 아침 7시 블라인드를 올렸을 때 들어오는 노란색의 잔디와 산, 나무. ‘무슨 복을 지었기에’ 이토록 자연과 사람들로부터 환대를 받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 6시간 방 안에 있기. 너무 짧다. 나를 만났다. 나가고 싶지 않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자발적 선객이 된 느낌. 환경은 중요하다. 모든 것이 내 안에서부터 만들어진다는 의미를 확장해보면 현실은 그리고 환경은 내가 원해서, 선택해서, 또는 만들어서 얻어진 결과이다. 나는 이처럼 고요함을 원했고 선택했고 충분히 즐겼다. 그리고 이만한 환경과 좋은 이벤트를 만들어주신, 즉 내 마음의 바람과 소원을 시현해 보여주신 플라톤아카데미, 행복공장의 천수천안관음 같은, 하나님 같은 마음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오늘 아침 깊고 깊은 명상에서 맑고 맑은 행복마음 에너지로 이곳에서 함께 한 분들의 행복을 빌어본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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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숲으로 둘러싸여 맑은 기운이 가득했던 행복공장의 전경


∎ 이** 시련…. 근 4년간, 멀리하고 싶지만 가깝게 다가온 친구, 이 친구를 통해 나는 ‘내 밖’의 환경과 ‘내 안’을 나눠야 했고, 분노와 인내 속에서 소통과 환기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작은 방안에 책과 마주하고 하나가 되어, 문득 보이는 창밖에 환경은 ‘나를 둘러싼 모든 일과 모든 것들은 나와 다르지 않은, 동일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분리될 수도 없는 그런 것’ 不一不二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한 평 반이 남짓한 방안에서 두 팔을 벌려 회전하면 닿을 듯 말 듯 한 공간이 나의 전부이기에 혼돈보다는 정리된 숨결을 쉴 수 있었다. 1박 2일이라는 잠깐의 일정은 한 문장으로 정리된 선물이 되었다. “나와 다르지 않은 환경 속에서 오롯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좋고 나쁨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를 깨우치는 것이다.” 좋은 자리를 만들어주시고 참여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 창밖으로 보이는, 산기슭의 나무들이 형형색색의 이파리들을 뽐내고, 또 계절을 수긍하듯 미련 없이 낙엽을 떨구어내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책과 함께 아니 책을 빌미로 사람을 보고 가네요. 人, 사람은 혼자 설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에너지로 나의 부족하고 모난 점 다시 한번 바라보고 어루만질 기회였습니다.

∎ 김** 몸이 건강해지는 시간. 산 공기 물이 모두 좋았다. 논길 걸으며 옆으로 흐르던 시내도 예쁘고 아름다웠다. 음식도 맛있었다. 만든 이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머리로 이해하고 지식을 쌓기보다 느끼고 공감하는 순간들로 쌓아나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자연과 함께하는 유익한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주십시오. 아침 오르골 소리 정말 좋았습니다!!

∎ 최**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쉼과 특별한 경험을 해서 좋았습니다. 평소에 독서의 유익을 알고 있었지만 실천하지 않은 것이 저 자신에게 부끄러웠습니다. 좋은 방이 답답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편안해서 놀랐고, 여러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어떤 부분은 재미와 흥미를 느꼈고, 공감도 했습니다. 여러모로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되어 플라톤아카데미와 행복공장에 감사드립니다.

∎ 임** 그림이 엉망이지만 내가 20시간 동안 머문 1.5평의 독방을 그려본다. ‘인쇄된 기억’처럼 오래도록 이 방에서의 경험이 잊히지 않을 것이다. 창 박의 가을 풍경, 따뜻한 차, 지금 울리는 이 종소리, 한 뼘 도시락, 한 뼘 책상, 한 뼘 세면대 그리고 배식구! 유체이탈 된 사람처럼 ‘나를 바라본다.’ 이 방에서 읽은 책 <무소유>. 법정스님이 1968년~1974년에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그리고 내가 대학 1학년이던 1986년에 처음 읽고서 내 생애 첫 각성을 하게 해준 책이다. 이날부터 나의 삶은 ‘무소유’를 향해왔다. 33년이 흐른 지금, 법정스님의 말씀은 오늘도 힘이 있고 나는 그동안 꽤 잘 살아왔다. (아~ 하늘은 내게 그림 그리는 재능을 주셨지만, 살아오면서 나의 재능은 ‘사라진 텔레파시 능력’처럼 사그라들었다.) 아무튼, 내 방에서 본 자연의 모습. 그림보다 훨씬 차분하고 정갈하다. ‘나이 듦’이 저 자연처럼 끝까지 의젓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창밖을 줄곧 본 이유는, 방이 답답해서라기보다 내가 마주한 내 앞의 상대가 너무나 기품 있기 때문. ‘자연스럽다’라는 것의 위대함을 느껴본다.

∎ 이** 어머니께서 물으셨습니다. “1.5평이라는데 괜찮겠니? 문도 잠근다고 하던데.” 저는 오피스텔에서 살고 있기에 똑같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달랐습니다. 행복공장으로 오기 전까지 저는 매일 반복되는 야근에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고, 전날에는 으슬으슬 몸살 기운까지 있었습니다. 약을 먹으면서까지 가야 하나를 생각도 했습니다. 간단한 OT 후 점심도 먹고 토리 해피와 함께 산책하니 그동안의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람 소리, 물소리, 빨간 단풍, 노오란 낙엽, 바스락거리는 낙엽들, 울퉁불퉁 논길…. 어떤 것을 해서 행복한 게 아니라, 그냥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낮잠을 자고 나니 머리가 상쾌해졌고, 따뜻한 방안에서 책 한 권을 읽으며 사유하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차’까지 구비되어 있으니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둘째 날 아침, 출근하는 남들과는 달리 바삐 움직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몸을 풀어주고, 차 한 잔 내려 마시고, 따뜻한 죽 한 그릇까지…. 매일 국에 밥을 말아 먹으며 화장도 하고 라디오를 들으며 1분 1초 바쁘게 출근을 준비했던 날들이 떠올랐습니다. 정말 ‘정신없이’ 살아왔구나.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 속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지금 자네가 불행한 것은 자네 몸으로 ‘불행한 상태’를 선택했기 때문일세. (중략) 생활양식을 바꾸려고 할 때, 우리는 큰 ‘용기’가 있어야 하네, 변함으로써 생기는 ‘불만’을 선택할 것이냐, 변하지 않아서 따르는 ‘불만’을 선택할 것이냐.”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 ‘용기’ 내어볼까 합니다. 프로그램을 마련해주신 플라톤아카데미와 행복공장 원장님 비롯한 스태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평안해진 마음 안고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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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9~10 1박2일 *행복공장 (http://www.happitory.org/)"


내년에도 따뜻한 독서 행사로 다시 만나길 바랍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