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K정신이다.]① 한국인은 ‘회통’ 능력자…4차혁명 날개 달고 한류로 피었다 (김성철 교수)

2022-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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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플라톤아카데미 공동기획] 이것이 K정신이다
① 불교학회 명예회장 김성철 동국대 교수

 


김성철 교수, 조현 종교전문기자


한류가 지구촌을 휩쓸고 있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되고 있다. 과연 한류의 무엇이 세계인들을 열광하게 하는 걸까. 우리 스스로 답하지 못하는 사이 지구촌이 먼저 반응하고 있다. 어떤 문화예술도 정신사상의 뿌리 없이 지속적으로 줄기를 뻗고 열매를 맺을 수는 없다. 신명과 정감이 흐르는 한류의 뿌리를 찾아 <한겨레>와 (재)플라톤 아카데미가 공동으로 10회에 걸쳐 종교·인문학 고수들을 찾아 듣는 ‘이것이 케이(K)정신이다’ 인터뷰를 진행한다. 첫 번째는 한국불교학회 명예회장인 김성철(64)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과 교수다.



서울 용산 서부이촌동 김성철 교수 연구실. 몇평 안 되는 좁은 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테라코타들이다.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 등의 조각상이 마치 살아 있는 듯하다. 김 교수가 직접 빚은 것들이다. 김 교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조각가 권진규(1922~1973)의 작품을 보고 조각에 꽂혔다.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의사를 하다가 불교학자가 되어 정년을 앞두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틈틈이 테라코타를 만들고 있다.


서울대 사대 학장과 불교학생회 지도교수를 지낸 선친 김종서 교수가 가끔 모시고 온 탄허(1913~1983) 스님을 어린 시절 집에서 만나곤 할 만큼 불연이 있던 그는 불교학에도 열정을 불태워 가산학술상, 불이상, 청송학술상, 반야학술상, 탄허학술상 등을 휩쓸었다. 또 원효대사보다 150년이 앞서 우리나라 최초의 사상가로 꼽히는 고구려 승랑대사에 대한 연구로 ‘한국연구재단 10년 대표연구성과’를 이룬 이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연구실 한쪽에는 그가 만든 명상 기계가 있다. 마음챙김을 더욱더 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가 발명한 것이다. 그는 뭔가 하나에 빠지면 아무도 못 말리는 덕후임이 틀림없다. 그는 하나에 만족하지 않고 여러 가지를 해보는 것이나, 문과와 이과를 넘나드는 것은 자신만이 아니라 한국인들의 기질 속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남들 하는 것은 다 하고 싶어하는 게 한국인들이다. 자기가 못하면 아이들이라도 시킨다. 영어, 수학, 미술, 피아노, 태권도 등 남들 하는 것은 다 하게 한다. 옆집 아이가 바이올린을 배운다면 자기 자식도 시키고 싶어하는 게 한국인이다.”


그는 “여러 가지를 다 해보고 하나로 꿰려는 게 불교의 왕도인 화엄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한다. “화엄의 핵심은 일즉일체 하나에 모든 것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또 화엄은 누구나 다 부처님이라고 한다. 화엄경에 나온 관세음보살은 천수천안, 즉 천개의 눈과 천개의 손을 가진 분이다. 모두가 부처라니, 우리 각자도 모두 보려고 하고 직접 해보려 한다. 옆으로만 회통하는 것이 아니다. 위부터 바닥까지 알려고 한다. 미국인들은 자기네 대통령이 누구인지 관심이 없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 우리나라에선 정치도, 교육도 다 자기 소신을 가지고 알려고 하고 주장을 한다.”


그는 “정보통신, 디지털 혁명이 바로 화엄의 시대에 조응하는 것이어서 한국인의 기질에 딱 맞는다”고 말한다. 손바닥 안의 스마트폰으로 전지전능하게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이나 인터넷과 게임과 메타버스 등으로 시공을 넘어 회통하는 것이 한국인의 심성에 부합해 4차 혁명이 가져올 미래는 한국인의 시대가 된다는 것이다. 다음은 그와 한 일문일답이다.



2020년 8월31일(한국시각) ‘2020 엠티브이(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의 ‘다이너마이트’ 퍼포먼스 장면. 빅히트뮤직 제공 


―한국불교의 특성, 즉 ‘케이(K)불교정신’은 무엇인가?

“일제강점기에 한국 불교 정체성에 대한 논쟁이 일 때 육당 최남선은 한국 불교를 한마디로 ‘회통’으로 정의했다. 고려 대각국사 의천은 원효에 대해 ‘화쟁 국사’라고 했다. 원효가 여러 다툼을 조화롭게 만들어, 대립과 분열을 넘어 화해하게 했다는 것이다. 신라의 원측도 당나라에 유학해 처음엔 유식학의 개조인 법상과 승변으로부터 배우고, 현장법사가 인도에서 귀국하자 그에게 다시 배워 구유식과 신유식을 회통시켰다. 고려 보조지눌도 선(禪)과 교학을 회통했다. 보조지눌은 원돈성불론을 통해 선과 화엄의 최고 경지가 같다고 했다. 조선시대 선승인 서산대사도 불교·유교·도교 삼교회통론을 설했다. 탄허 스님도 유불선과 기독교까지 회통하지 않았는가. 다른 나라 불교와도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이런 회통이다.”


―회통이 불교 고승들만의 특성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하는 등의 문과적 성과만 이룬 것이 아니다. 그는 장영실 등의 젊은 과학자를 등용해 천문관측기구인 대·소간의, 일성정시의, 혼천의, 시간을 재는 해시계와 물시계를 만들고 측우기를 제작해 서울과 지방의 강우량을 측정하고, 수표로 하천의 수위를 재게 하고, 역서와 천문도도 제작해 천문 지리 등의 과학기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또 음악에도 조예가 남달랐다. 새로 편경을 만든 후 첫 아악 연주를 들은 세종대왕이 ‘편경 소리는 맑고 고우며 조율도 잘 되었는데, 12음률 중 아홉째 음률의 편경 소리가 좀 높으니 어찌된 일인가’라고 물어서 박연이 편경을 세밀히 조사했더니 그어놓은 먹줄이 그대로 남아 있어 음이 반음 높았다고 한다. 절대음감을 지닌 세종대왕의 날카로운 모습이다. 세종대왕은 문과 이과와 예술까지 가리지 않고 넘나들었다. 이순신 장군도 백전백승의 장수이기만 한 게 아니다. 난중일기를 보면 그는 글에서도 대단한 실력파다. 조선의 선비들은 글만 쓰지 않았다. 문인화를 그렸다. 난 정도는 칠 줄 알아야 선비라 할 만했다.”



영화  <천문>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회통과 종합은 어떤 사상에서 비롯됐다고 보나?

“화엄이다. 불교의 왕도라는 화엄은 모든 것을 껴안는다. 일즉일체, 즉 ‘하나 속에 모든 게 들어간다’고 본다. 일본인들은 법화경을 가장 중시한다. 중국은 원각경, 열반경 등을 많이 본다. 그러나 한국은 화엄경을 어마어마하게 본다. 한반도에서 대부분의 주석서는 중국의 고승들의 저서에 대한 것들인데, 화엄경만은 다르다. 방대한 화엄경을 210자로 간추린 의상대사의 법성게에 대해서는 김시습을 비롯한 후대의 주석들이 많다. 다른 나라에서는 엄두도 못 내는 화엄경 주석들을 모은 신화엄경합론을 탄허 스님이 말년 10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낸 것에서도 화엄경에 대한 정성을 알 수 있다.”


―고승들이 아닌 일반 승려들도 그런 회통의 경향이 있는가?

“그렇다. 한국 불교 선방의 참선 열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뜨겁다. 그런데 1989년 거해 스님의 <깨달음의 길>이란 책이 나와 남방불교의 위파사나 수행법이 알려지자 수많은 수행자들이 미얀마와 타이의 위파사나 수행처로 달려가 수행했다. 위파사나 수행 전통이 가장 잘 전해내려온 미얀마엔 전세계에서 수행 명상하러 온 사람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한국인들이 가장 많다. 또 티베트불교가 알려지자 너도 나도 달라이라마와 티베트 수행처들이 있는 북인도 히말라야로 가서 수행했다. 남방불교나 티베트불교 스님들은 다른 불교를 기웃거리지도, 다른 수행법을 해볼 엄두도 내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 수행자들은 다르다. 화두선이 그만 못해서가 아니다. 가장 수승한 화두선을 하면서도, 새로운 것이 보이면 그것도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한가지에 만족하지 않는다. 남이 배운 것은 나도 배우고 싶어 한다. 탄허 스님이 미래 불교는 한국이 이끌 것이라고 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한국인들이 모든 불교를 회통시킬 수 있어서다.”


―한국인들의 종교 신앙에서도 독특성이 있는가?

“통상 종교 제도 속에 들어가면 다른 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인의 주체성은 유별나다. 종교마저 초월한다. 자기가 종교보다 더 중요하다. 조직에 그대로 순응하기보다는 내 자신이 이해되지 않으면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 시킨다고 그대로 하지 않는다. 내가 필요하면 종교도 활용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종교도 버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제공 


―통상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먼저 듣는 게 ‘빨리빨리’라고 하는데, 성급하고 빠른 게 한국인들의 기질은 아닌가?

“급격한 경제성장기에 뭐든 빨리빨리 하려는 것은 한국만은 아니다. 일본에도 1960년대 도쿄올림픽 때 총알택시가 있었다. 한국인들이 원래 일 중독이 아니라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민족이지만, 상황이 그렇게 되었다. 우리도 저 나라들처럼 충분히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빨리빨리 목적을 달성하려고 했고, 내 시대가 아니면 자식 시대라도 잘살게 하려고 빨리빨리 서둘렀다.”


―일본만 해도 대를 이어 장인이 되는데, 한국인은 뭐든 빨리만 하려고 하지 대충대충 건성으로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한국인들이 경부고속도로도 아랍의 항만공사도 최단기간에 완성해왔다. 그러나 그것은 원래 기질이라기보다는 빨리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들은 오히려 종교도 학문도 끝장을 보려 끝까지 파헤치는 근성이 남다르다. 신라·고려의 불교가 그랬고, 조선 유학의 퇴계와 이이가 그랬다. 사토 시게키라는 일본의 불교학자는 성철 스님 당대에 일본엔 90점짜리 스님들만 있는데, 한국엔 간혹 100점짜리 스님들이 있다고 한 바 있다. 한번 수행이나 깨달음에 목적을 정하면 일생을 희생해서라도 반드시 끝장을 보려는 심성이 작용한다. 확철대오해야 한다며 생명을 거는 분들이 한국 불교엔 있다.”


―일제가 한국인들을 비하할 때 썼던 것이 조선시대 당파끼리 싸운 당쟁이다. 그 이후에도 동족끼리 죽고 죽이는 한국전쟁을 겪고, 지금도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데, 이것도 한국인의 심성에 기인한 것인가?

“원효대사보다 150년이 앞선 고구려의 승랑대사는 달마대사 일화에 나온 양무제와 더불어 중국 선불교에 큰 영향을 미친 고승인데, 무쟁법사로 불렸다. 한국 불교 간화선의 뿌리인 남종선의 육조 혜능-마조도일-임제의현-오조법연-대혜종고는 승랑의 삼론학이 밑거름이 되어 탄생했다. <진서>에는 승랑에 대해 ‘무쟁(無爭·다투지 않음)을 몸에 익히고 행하는 분이어서 미리 말하는 법도 없었고 생각을 짜내어 이치를 만들지도 않았으며, 상대를 보아야 비로소 응했고, 적을 만난 다음에야 움직여, 철저하게 대기설법 응병여약으로 교화했다고 쓰고 있다. 그는 화엄경의 핵심인 무의무득, 즉 ‘어디에도 의지하지 않고, 어떤 것도 포착하지 않음’으로써 상대방의 생각을 중화시켰다. 승랑은 굶주린 생명들까지 모두 거두어 그의 방 안에는 거위와 오리, 닭과 개 등 온갖 축생들이 함께 생활했는데, 승랑이 잠들 때면 모두 고요해졌다가 함께 밖으로 나갈 때는 요란하게 울고 짖으며 따라다녔다고 한다. 그런 무쟁의 도인에 이어 다투는 쟁론을 화해하게 한 원효의 화쟁 정신이 면면이 내려오는 게 한국의 정신사다. 분열과 갈등이 아니라 무쟁과 화쟁과 회통이 우리의 뿌리다.”



원효대사 영정. <한겨레> 자료사진 


―그런데 왜 이렇게 우리끼리 다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면면히 이어져온 그 정신이 몸 바깥으로 빠져나가버렸기 때문이다. 개인 개인이 주관을 회복할 때 남도 나와 같다는 공감력이 생기며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화해시키고 회통시킬 수 있다. 신자유주의는 객관이란 미명으로 무한비교하고 경쟁하고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갈등하게 한다. 화엄으로 마음을 수습해서 주인이 되면 무쟁과 화쟁의 통찰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더 높은 한국 정신을 고양시키려면, 이제 끝없이 바깥만을 바라보며 달려가는 데서 그치지 말고 나아가 자신을 성찰하고 마음을 추스려야 한다.”


―한류 드라마와 영화, 음악에 세계인들이 호응하는 이유는?

“역시 문화에서도 회통하는 능력이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주목을 끄는 것도 노래와 춤만이 아니다. 영상이 가미되어서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어떤 한가지만으로는 어필하기 어렵다. 영화도 드라마도 케이팝도 종합예술이다. 종합예술에서 우리의 회통하고 종합하는 능력이 돋보인다. 한류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머리를 지닌 한국인들이 음악과 미술뿐 아니라 윤리와 도덕, 풍습과 눈치를 종합시켜 만들어낸 것들이다. 특히 서구 예술문화가 퇴폐적인 게 많았지만, 한류는 권선징악적이어서 굉장히 보수적인 이슬람권에서조차 거부감이 없다. 또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문화 예술에 유입되어서 기틀을 다진 것도 한류에 크게 기여했다. 독재시대에 학생운동에 참여한 많은 젊은이들이 감옥에 다녀와 공직이나 대기업에 취업할 수 없어서 문화 예술계에 적잖이 진출한 것이 그 분야의 흐름을 바꾸는 데 기폭제가 되었다.”



1978년 영화 <호국 팔만대장경>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셨던 탄허 스님이라면 ‘케이정신’을 무어라고 말했을까?

“40여년 전 정치적 혹한기임에도, 탄허 스님은 한국의 미래를 낙관하면서, 한국인이 도덕적으로 세계인을 선도한다며 정역에 근거해 한국의 세계적 사명을 제시했다. 탄허 스님은 도덕적 인재가 나와서 인류를 선도한다고 했다. 그러나 공자 같은 인물이 다시 나와서 세계를 선도하는 시대는 이제 아니다. 한 인물이 아니라 한류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이야말로 경제발전에서도 민주화에서도 다른 나라의 귀감이 되는 나라다. 다른 나라를 침탈해서 자신의 부를 이룬 게 아니라 도덕성에 기반하여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장을 이룬 한국이야말로 세계인의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케이 문화다. 백범 김구가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것이 바로 한류가 아닌가.”


―우리가 잊고 있는 선조들의 케이정신으로 현대에 되살려야 할 점은?

“전문적인 치밀성이다. 우리 민족은 건성건성 하지 않았다. 팔만대장경보다 더욱 더 자랑스러운 것은 그 책임자인 수기 스님이 대장경을 판각하면서 편찬한 30권의 <고려국신조대장교정별록>이다. 이 교정별록은 고려팔만대장경 편집의 저본으로 사용한 초조대장경과 송판대장경, 그리고 거란판대장경 등 3개 판본을 대조해 여러 가지 착오를 바로잡고 그 자료를 수록한 것이다. 수기대사는 처음부터 기준 판본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추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말한 3가지 판본을 서로 비교하여 가장 정확한 것을 택하는 입장을 취했기에 고려대장경은 그 내용이 가장 정확하다. 그래서 훗날 일본의 대정신수대장경과 중국의 빈가정사대장경도 우리의 고려대장경을 그 모본으로 삼았다. 총 66종의 경, 율, 론을 검토해 번역자, 권수, 주석, 제목을 검토하고, 경전이 위경인지 진경인지를 판별하고, 누락된 경전을 보충하고, 섞인 경전을 바로잡고, 글자와 행, 문구의 오류를 바로잡아 치밀하기 이를 데가 없다. 고려대장경이 한 글자의 오류마저 용납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수기대사의 교정별록을 보면 알 수 있다. 세계적인 불교학자인 로버트 버스웰 교수는 이 교정별록과 서양 에라스무스의 <그리스어 신약성서>를 비교해보고, 현대문헌학으로 보면 후자가 수기대사보다 200년 뒤에 만들어졌음에도 오자가 많아 쓰기 어려운 반면 수기대사의 교정별록은 지금 보아도 틀린 게 없이 놀라운 정도라고 한 바 있다. 상감청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학문적 깊이와 정교함으로도 끝장을 보는 정교함이 있다. 우리의 그 정교함을 되찾아야 한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출처: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well/people/1042355.html 한겨레 휴심정, 플라톤 아카데미 ‘이것이 K정신이다’ 한국인은 ‘회통’ 능력자…4차혁명 날개 달고 한류로 피었다 (김성철 동국대 교수) 인터뷰

필자_조현 기자
걷고 읽고 땀흘리고 어우러져 마시며 사랑하고 쓰고 그리며 여행하며 휴심하고 날며…. 저서로 <그리스 인생학교>(문화관광부장관 추천도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누리꾼 투표 인문교양 1위), 숨은 영성가들의 <울림>(한신대,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가 권하는 인문교양 100대 필독서). 숨은 선사들의 <은둔>(불교출판문화상과 불서상), 오지암자기행 <하늘이 감춘땅>(불교출판상).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우리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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